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일본군 헌병오장 민간사찰도 담당 당시 공포의 대상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일본군 헌병오장 민간사찰도 담당 당시 공포의 대상

입력
2004.08.18 00:00
0 0

일본군 헌병 '오장(伍長)'은 우리 군의 하사에 해당하는 계급이지만 사실상 헌병조직의 골간을 이루었다. '겐뻬이 고쵸'로 불리며 군내 경찰 임무 뿐 아니라 민간인 정치사찰까지 겸해 공포의 대상이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언이다.일제 하사관의 계급은 소쵸(曺長·상사)-군소(軍曺·중사)- 고초이고 병사 계급은 상등병, 일등병, 이등병으로 구분되지만 헌병 병과의 경우 오장의 숫자가 많았다. 때문에 '겐뻬이 고쵸'라는 말은 일본에서도 "남의 일을 캐내고 간섭하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널리 쓰였다.

민족문제연구소 김도훈 책임연구원은 "헌병 오장은 일선의 행동대장 임무를 수행하면서, 지역 또는 부대의 책임을 지는 경우가 많았다"며 "직무의 성격상 친일행위에서 자유롭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소설가 이문열씨는 최근 한 칼럼에서 "어렸을 적에 어른들이 가장 치를 떨며 회상하던 친일 부류 가운데 '겐뻬이 고쵸'가 있었다"며 "이들은 해방 뒤의 혼란스러운 건군과정을 거쳐 6·25를 겪는 동안 무서운 생존 능력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오장 출신으로 우리군 고위직에 오른 인사도 적지 않다. 대표적으로 육군에 들어가 중장으로 특무대장까지 지낸 김창룡이 있다. 김창룡은 일본의 관동군 헌병대 밀정으로 50여개의 항일 독립군 조직을 적발하고 애국 투사들을 잡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1949년 육군 23연대장(대령)을 지냈고 6·25때 '백두산 호랑이'라는 별명을 얻었던 김종원 또한 오장 출신이다. 김종원은 경남지구 계엄민사부장으로 있으면서 거창 양민학살사건의 책임자로 군복을 벗었으나 훗날 치안국장을 지냈다.

김도훈 연구원은 "일본군 오장 출신으로 해방 후 국군 장성급까지 올라간 사람들은 10여명에 달한다"며 "이창우 박창록 정세환 손영을 김판규 정규한 김익순 등의 이름이 나오지만 친일여부는 조사를 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