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신기남 의장은 17일 부친의 일본군 헌병 복무 및 이에 대한 은폐 논란에 책임을 지고 의장직을 사퇴한다는 방침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신 의장은 이르면 18일 기자회견을 갖고 거취를 표명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중이다. 이 경우 우리당은 20일로 개최되는 당 중앙위원회의에서 당의장직의 승계, 또는 조기 전당대회 개최 문제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신 의장은 이날 천정배 원내대표와 심야회동을 갖고 자신의 거취와 향후 당 지도체제 문제를 협의했다. 이에 앞서 신 의장은 이날 저녁 참모진과 대책 회의를 가진 뒤 18일로 예정된 대구 경북지역 방문일정을 취소했다. 신 의장의 측근은 "방문 일정을 취소하고 서울에서 의원들의 의견을 두루 듣기로 했다"면서 "거취 문제에 대해선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권의 다른 관계자는 "신 의장은 당초 지도부의 공백 등을 우려해 사퇴문제를 당분간 숙고한다는 입장이었다"면서 "그러나 언론에 부친의 고문의혹 등이 추가로 보도되면서 조기에 거취를 결정하기로 생각을 바꾸었다"고 밝혔다.
신 의장은 이날 문희상 의원, 이부영 상임중앙위원 등 당 중진들과도 협의를 갖고 거취에 대한 입장을 전달했다. 신 의장은 지난 5월17일 정동영 당시 의장이 사퇴한 뒤 3개월간 의장직을 역임했다. 당헌 당규상 후임 의장은 1월 전당대회에서 3위로 당선된 이부영 위원이 승계하게 된다.
그러나 이 위원이 의장직을 고사하고 있는 데다, 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전당대회를 소집하기도 어려워 자칫 지도부 공백사태가 빚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앞서 신 의장은 울산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가볍게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거취 문제는) 국민 여론을 보고 당의 중지를 모아보겠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s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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