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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격전지 플로리다 흑인투표 방해"/美대선 인종차별 논란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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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격전지 플로리다 흑인투표 방해"/美대선 인종차별 논란 조짐

입력
2004.08.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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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케인 '찰리'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미국 플로리다 주가 이번에는 대선을 앞두고 '인종 차별 논란'이라는 또 다른 태풍에 휘말리고 있다.뉴욕 타임스의 흑인 칼럼니스트 봅 허버트는 이번 대선의 최고의 격전지이자,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동생인 젭 부시가 주지사로 있는 플로리다에서 경찰 등 공권력에 의한 흑인 유권자들의 투표권 행사 방해 행위가 자행되고 있다고 16일자 칼럼에서 주장했다.

플로리다주는 2000년 대선 당시 개표시비로 대법원까지 가는 법정 공방 끝에 부시가 앨 고어 전 민주당 대선후보를 근소한 차이로 누르고 선거인단을 차지, 전국 유권자 득표수에서는 뒤지고도 대통령이 될 수 있었던 가장 민감하고 치열한 선거 요충지이다.

전통적으로 흑인들은 민주당 지지 성향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조사가 인종 차별이라는 시비와 함께 선거 개입이라는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허버트는 "플로리다주 경찰관들이 지난 3월 플로리다주 올란도 시장 선거에서의 부정투표 의혹을 수사한다면서 주로 흑인 노년층인 유권자들과 유권자권리 운동가들을 대상으로 집중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찰들이 가가호호를 방문하며 벌이고 있는 이 같은 조사는 11월 대선에서 흑인 유권자들의 참여를 위축시키려는 의도적인 계산이 깔려 있다"고 비난했다.

플로리다 경찰 대변인은 경찰의 이번 조사가 어떤 범죄와 관련돼 있는지에 대해 밝히기를 거부하면서 "조사대상이 주로 흑인 유권자들에 집중돼 있는 것은 무작위 추출에 의한 결과"라고 해명했다. 플로리다 당국은 또 이 같은 조사가 11월 대선 때까지 계속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허버트는 밝혔다.

허버트는 "수십년 전 플로리다 등 남부지역에서 흑인들의 투표권 행사를 막으려는 온갖 책동이 자행된 바 있다"며 "전통적으로 흑인들은 유권자연맹과 같은 단체들을 만들어 이에 저항해왔다"고 강조했다.

허버트는 "플로리다에서는 흑인 유권자의 투표가 당락을 좌우할 결정적 변수로 평가되고 있기 때문에 이 곳의 부시 대통령 지지자들은 흑인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율 높이기 운동을 이끌고 있는 에지 토머스(73) 올란도 유권자연맹 회장을 공격 목표로 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허버트는 흑인유권자 연맹에서 일을 하고 실비를 받은 한 흑인 여성이 조사하러 온 경찰에게 "내가 이 일로 감옥에 가느냐"고 말할 정도로 위압적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장학만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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