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에 의해 옮겨지는 뇌염의 일종인 웨스트나일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 가능성이 높아져 보건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이 바이러스가 유행해 260명이 목숨을 잃었고 올해도 캘리포니아와 아리조나 플로리다주 등에서 500여명이 감염돼 10명이 사망했을 정도로 치명적이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17일 "최근 미국을 방문한 여행자들이 웨스트나일 바이러스에 감염돼 들어올 가능이 있어 표본감시에 나서기로 했다"며 바이러스에 감염된 모기가 항공기나 선박을 통해 국내로 들어올 가능성에도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동안 이 바이러스를 옮기는 매개 모기 가운데 빨간집모기만 국내 서식(채집률 14%)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연구결과 아파트와 대형건물 등 도시 지역에서 많이 발견되는 금빛숲모기(채집률 14%)도 매개체로 보고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질병관리본부는 병의원을 상대로 일본뇌염이나 뇌수막염 환자 가운데 증상이 확증 되지 않은 환자가 이 바이러스와 관련 있는지 여부를 중점 조사할 계획이다.
웨스트나일 바이러스는 조류독감과 마찬가지로 새 등 조류 이동에 의해 확산되고 모기를 매개로 인체에 감염되며 20% 정도가 독감과 비슷한 두통과 고열로 의식을 잃거나 근력마비로 사망한다. 현재까지 특별한 치료제나 예방 백신이 개발되지 않았다.
질병관리본부 이원자 연구관은 "모기로 인한 신종 질환이 국내에서도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웨스트나일 바이러스 매개 모기가 집단 서식하는 도심 정화조나 대형건물 지하수조 아파트 등을 중심으로 모기 발생조사와 방역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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