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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남 의장 "선친 日帝헌병"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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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남 의장 "선친 日帝헌병" 시인

입력
2004.08.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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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과거사 진상규명 문제로 대치하고 있는 가운데 열린우리당 신기남 의장의 선친이 일제시대 일본군 헌병 오장(伍長·하사)으로 활동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신동아는 17일 발매될 9월호에서 신 의장의 부친 신상묵(申相默·1916∼84)씨가 1938년 3월 대구사범을 졸업한 뒤 전남 화순군 청풍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다 40년 7월25일 일본군에 지원, 조선총독부 국군병지원자 훈련소에 입대해 헌병 오장으로 근무하다 조장(曺長·상사)로 승진했다고 보도했다.

신 의장은 16일 오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언젠가는 밝힐 기회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면서 보도 내용을 시인했다. 이에 앞서 신 의장은 지난달 일제시대 부친의 행적 논란이 제기되자 "해방 때까지 교편을 잡다 46년 경찰에 투신했다"고 해명했었다.

신동아에 따르면 '시게미쓰 구니오(重光國雄)'로 창씨개명한 신씨는 40년 11월8일 반도호텔에서 일본군 지원병 수료생 자격으로 조선총독부 기관지 '매일신보'의 좌담회에 참석했고, 이 신문은 이를 8회에 걸쳐 연재했다. 신씨는 좌담회에서 "나는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절대로 복종하야 되겠다는 정신수양을 하게 되었습니다"고 입대소감을 밝혔다. 또 신씨의 대구사범 동기인 송재천씨는 "신씨가 43년 내가 재직하던 충북 옥천 죽향초등학교로 찾아와 '징병 기피자들의 정보를 알려달라'고 부탁했다"고 밝혔다. 신씨는 해방 후 경찰에서 서구지구전투사령관 등을 역임했다. 신 의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일제 하에서 (부친의) 군 생활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이해는 하지만 목숨 바쳐 싸운 독립투사와 유족에게는 아버님을 대신해서 사과를 하고 용서를 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신 의장은 "어떠한 경우에도 친일 진상규명은 철저히 해야 한다"면서 "선친의 경우도 친일진상규명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 "辛의장 선친 행적" 반응

16일 우리당 신기남 의장의 선친의 일제시대 행적이 드러나자 한나라당은 즉각 의장직 사퇴를 촉구하며 여권의 '유신 과거사' 공세에 대한 반격에 나섰다. 여권 일각에서도 인책론이 제기됐다. 여야 모두 신 의장이 의혹을 부인하고 감춰온 사실을 문제삼았다.

한나라당 임태희 대변인은 "집권당 대표란 사람이 사실을 다 알고 있으면서도 국민 앞에서 거짓말한 부분이 정말 가증스럽다"고 비난했다. 그는 특히 "국민 그 누구도 과거사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것을 반증하는 사건"이라며 "역사 평가는 역사가에 맡기고 정치권은 민생경제와 미래에 할 일을 하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형오 사무총장도 "신 의장이 그 동안 국민을 속여온 데 대해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가세했고, 이한구 정책위의장은 "여권의 주장은 순수한 게 아니라 다른 목적이 있었다는 게 드러났다"고 공격했다.

우리당에서도 신 의장에 대한 비난이 일었다. 친일진상규명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김희선 의원은 "왜 그것을 감췄느냐. 지도자가 되려면 아픔을 털고 갔어야 했다"고 유감을 표시했다.

안영근 제1정조위원장은 "신 의장이 경위를 밝히고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고, 문학진 의원은 "책임을 지는 것 외에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우원식 의원은 "지금은 과거사 규명을 시도하려는 아주 중요한 시기"라며 "의장 스스로 도덕성을 훼손한 데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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