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살 생애 올림픽 첫 출전…32살 5번째 올림픽 입성”그리스 신들도 못 말리는 ‘아줌마 철녀’들이 올림픽 테니스코트에 나타났다. 운동선수로는 ‘환갑’을 훨씬 넘긴 47세에 생애 처음 올림픽에 출전한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미국)와 32세 나이에 벌써 올림픽에 5번째 출전한 산체스 비카리오(스페인)가 그들. 올림픽에 대한 열정으로 똘똘 뭉친철의 여인들이다.
대표팀 감독 지나 게리슨(41)보다 나이가 많은 나브라틸로바는 이번 대회여자복식이 올림픽 데뷔전이었다.
‘여자 테니스의 살아있는 전설’로 윔블던대회 단식 9차례 우승, 통산 167회 각종 타이틀 석권, 70~80년대에 331주 세계 랭킹 1위를 차지할 만큼업적을 쌓았지만 그의 가슴에는 올림픽 출전의 아쉬움이 늘 남아 있었다.
나브라틸로바는 리사 레이먼드와 한조를 이뤄 우크라이나의 울리야 베이겔지머-타티아나페레비니스조를 2-0으로 완승, 당당히 1회전을 통과했다.
40여년 동안 올림픽개막식을 한번도 빠지지 않고 봤다는 그는 “경기하는것 자체가 너무 행복하다”며 오직 금메달 수집만이 목표가 아님을 밝혔다.
체코에서 국적을 옮긴 나브라틸로바는 1994년 은퇴 후 2000년 복식으로 다시 복귀, 2003년 호주오픈과 윔블던 복식을 우승한 바 있다.
비카리오는 5회 연속 올림픽 무대진출이라는 진기록을 세운 첫 여성테니스선수가 됐다. 16일(한국시각) 아나벨 매디나 가리게스와 복식조를 이뤄 1회전에 진출, 아르헨티나의 파올로 수아레스-파트리시아 타라비니조에게 1-2로 무릎을 꿇었지만 실망하지 않았다. 그는 “열심히 싸웠다”며 “올림픽에 5번째로 나오게 된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겁다”며 웃음꽃을 피웠다.
그는 94년 US오픈 우승, 89ㆍ94ㆍ98년 프랑스오픈 우승 등 테니스 투어의화려한 이력과는 달리 올림픽에서는 ‘금맛’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
서울(1988)에서 단식 동메달, 바르셀로나(1992) 복식에서 은메달을 차지한후 와신상담했지만 애틀랜타(1996) 단식에서도 은메달, 마르티네즈와 출전한 복식에서도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2002년 11월 은퇴했던 비카리오는 이번 대회 출전을 위해 지난 5월 복귀할 정도로 올림픽에 ‘열정’만은 대단했다.
고성호 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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