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할리우드야, 충무로야?' 한국 영화의 메카 충무로에 '영화의 거리'를 조성하는 사업이 본격 추진된다. 11개의 대형극장과 영화사 10곳, 스튜디오 100여곳 등이 밀집해 있는 서울 중구 충무로는 그 명성에도 불구하고 '영화 1번지'임을 나타낼 만한 이렇다 할 랜드마크가 없었던 게 사실. 그러나 내년이면 청계천 및 남산 한옥마을과 이어지는 충무로 2·3·4가 일대가 '영화의 거리'로 만들어지고, 각종 영화 관련 설치물과 전시장이 들어서 명실상부한 영화마을로 거듭나게 된다.
걷고 싶은 영화의 거리
서울 중구가 16억4,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추진하는 '영화의 거리 조성 사업'은 3월 '삼일로∼마른내길∼돈화문로∼퇴계로'로 이어지는 구역선정 작업을 마치고 내년 영화의 날(10월27일) 개장을 목표로 다음달 조성공사에 착수한다.
이 구역의 세로축을 이루는 돈화문로와 극동빌딩 앞 보도는 입구에 들어서기만 해도 영화의 세계에 빠져들도록 영화의 명장면으로 모자이크화돼 필름 위를 걷는 듯한 기분좋은 착각이 들게 꾸며진다. 유명영화의 포스터도 가로를 따라 전시돼 분위기를 더한다. 가로수와 조화를 이루는 이색가로등도 설치, 낭만이 넘치는 밤거리를 연출하게 된다.
가로축에 해당하는 은막길은 길이 200m, 폭 70㎝의 강판 유리 안에 영화 스틸사진을 전시해 영화의 역사를 보여주는 유리거리(Glass Road)로 조성된다. 100여명에 달하는 스타들의 핸드프린팅 동판도 설치, 할리우드 명예의 전당 못지않은 명소로 부상할 전망. 또 이 일대 5개 대형 빌딩의 벽면을 스타들의 브로마이드로 꾸며 멀리서도 '영화마을'임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다양한 체험프로 "나도 영화배우"
대원빌딩 코너와 명보 4거리에는 카메라와 컴퓨터를 설치, 영화 속 한 장면처럼 합성사진을 찍을 수 있는 '연기체험 교실'이 마련된다. 또 명보극장과 대한극장, 지산타워 주차장 앞에는 라이브광장이 조성돼 매직쇼나 판토마임, 촌극 등 젊은이들이 자신의 끼를 발산할 수 있는 자유공간이 제공된다.
구는 또 옛 필동사무소 안에 30∼40석 규모로 3차원(3D) 입체영화 상영관과 청소년전용 소극장으로 만들어 미래 한국영화 인재를 양성한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박선영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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