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불황이 지속되면서 사기, 배임 등 주요 경제범죄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16일 경찰청이 발간한 '2004 경찰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사기 범죄는 23만1,951건으로, 2002년의 18만3,327건에 비해 26.5%나 급증했다. 이는 최근 10년 동안 가장 많은 것이며 외환위기 직후인 98년(20만7,376건)에 비해서도 큰 폭으로 늘어난 수치다.
배임 역시 4,416건으로 전년(3,386건)에 비해 30.4%나 늘었고 횡령도 1만9,600건에서 2만2,286건으로 13.7% 증가했다. 부정수표 단속법 위반 범죄도 1만9,582건으로 2002년(1만4,347건)보다 36.5%나 증가했고, 절도는 18만7,352건으로 전년(17만8,457건) 대비 5.0% 늘었다.
지난해 전체 범죄 발생 건수는 189만4,762건으로 전년 대비 약 3.4% 증가하는데 그쳐 주요 경제범죄가 여타 범죄에 비해 눈에 띄게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밖에 신용카드를 이용한 물품판매를 가장해 급전이 필요한 사람에게 고리의 이자를 받고 돈을 빌려주는 속칭 '카드깡' 범죄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검거된 카드깡 범죄는 모두 4,780건으로 전년(3,281건)에 비해 45.7%나 증가했다.
경찰 관계자는 "구조조정 상시화, 신용카드 남발로 인한 개인 채무 증가, 실업률 상승 등이 범죄에도 반영돼 경제범죄가 크게 증가했다"며 "특히 제도 금융권을 이용하지 못하는 신용불량자의 증가로 사기범죄가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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