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에 가 비디오나 봐.”제가 심심하다며 놀아달라고 하면 엄마는 꼭 이렇게 말해요. 좋은 비디오는 지능이나 정서 발달에 좋다나요. 근데 아무래도 엄마는 비디오를 귀찮은 녀석 조용히 시키는 ‘사탕’쯤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요.
아 참, 소개가 늦었네요. 전 이제 막 세돌 된 형준이에요. 엄마는 옆집 내친구가 ‘비디오 증후군’으로 병원에 다니는 걸 아직 모르나 봐요. 비디오에 중독되면 자폐아처럼 불러도 대답도 않고 외부 자극에 전혀 반응하지않는다는데…. 물론 극단적인 예라는 거 알아요. 그래서 제가 어떻게 하면좋은 비디오를 고를 수 있는 지 알아봤어요. 잘 고른 비디오 한 편, 열 학원 안 부럽다잖아요.
● 부모 욕심 아닌 아이에게 맞아야
비디오는 첫 돌 무렵 쯤 말귀를 알아들을 때부터 보여준다. 처음엔 원색이많이 들어간 비디오로 아이의 시각을 자극하는 것이 좋다. 24개월이 되면스토리가 있고 ‘방귀대장 뿡뿡이’ ‘까이유’ ‘토마스와 친구들’처럼 호감이 가는 캐릭터가 등장하는 것이 효과적이며 조기영어 비디오는 만 3세부터가 적당하다.
비디오는 아이가 집중력이 있을수록 효과가 크다. 하지만 대부분의 아이는집중력이 떨어지므로 짧은 옴니버스 형식의 비디오가 효과적이다. 인물 동작이 크고 율동과 노래가 곁들여져 화면전환이 빠르면 더 좋다.
● 다른 엄마들이 좋다고 하는 것이 좋아
비디오는 제품을 뜯어보고 내용을 확인할 수 없는 만큼 제작사 홈페이지나 대형서점에서 맛보기 동영상을 보거나, 주위의 경험담을 듣는 등 꼼꼼하게 알아본 뒤 구입한다.
인터넷 육아 사이트에 가면 엄마들끼리 비디오 내용뿐만 아니라 아이 반응, 가격, 화질, 음질 등 활발하게 정보를 나누고 있다. 특히 비싼 학습 비디오는 전용 대여점을 이용하고, 공동 구매한 후 바꿔 보는 것도 권할 만하다.
●딱딱한 학습 위주는 피해야
흥미가 없으면 교육효과도 없다. 한글이나 영어를 가르쳐도 아이들이 좋아하는 율동이나 노래가 많이 들어있는 것이 좋다. ‘우리 할아버지’ ‘이웃집 토토로’처럼 친구나 가족이 나와 따뜻한 일상을 그리거나,
‘방귀대장 뿡뿡이’ ‘아추랑 콩콩’처럼 주인공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가는 비디오가 효과적이다. 또한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는 내용이 담긴 ‘반 고흐에서 비발디까지’ ‘올챙이와 개구리’같은 비디오도좋다.
● 비디오 목록을 작성하자
편식은 안 좋다. 한글, 영어, 율동, 좋은 습관, 친구와 가족, 만화, 자연학습 등 항목을 만들어 아이가 특정 비디오만 지나치게 보지 않게 한다. 또 목록을 만들어 놓으면 어떤 종류가 부족하고 넘치는지 알 수 있어 계획적인 비디오 구입이 가능하다.
/김일환기자kevin@hk.co.kr
■비디오 이렇게 보세요
아이 두뇌발달은 3세 이전에 이뤄진다.
따라서 이 시기에 받는 자극들은 아이 지능에 큰 영향을 끼친다. 비디오는보고 듣고 따라 부르는 등 아이에게 여러 자극을 한꺼번에 줘 통합적인 학습능력을 키워준다. 친근한 주인공과 함께 흥미 있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아이의 상상력과 정서도 풍부해지고 자연스레 좋은 생활습관을 몸에익힐 수도 있다. 효과적인 비디오 활용법을 알아보자.
1. 1개를 반복해서 보자
계획 없이 여러 편을 보는 것보다 효과적이다. 처음에 놓친 내용도 자꾸 보다 보면 이해할 수 있으며, 같은 상황을 여러 방면으로 생각해 보는 등입체적 교육이 된다.
2. 하루에 1시간만 보자
오래 보면 다른 놀이할 시간이 없어진다. 그만큼 필요한 자극을 제때 못 받게 되며 이는 두뇌발달 저하로 이어진다. 10분식 쪼개 여러 번 보여주는것도 방법.
3. 엄마와 함께 보자
자기시간을 갖기 위해 아이에게 비디오를 보여주는 건 그야말로 무책임한행동. 아이가 소리를 지르고 좋아하는 장면에선 함께 반응을 보인다.
4. 대화를 하면서 보자
엄마의 부연 설명에 아이는 등장인물과 상황을 좀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내용에 대해 아이에게 캐묻듯 질문하는 건 금물. 아이가 비디오를 싫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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