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투자증권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PCA컨소시엄이 대투인수를 전격 포기했다. 또 예비협상대상자인 하나은행 컨소시엄도 조건부협상 의사를 밝혀 대투 매각 작업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재정경제부 산하 공적자금관리위원회와 예금보험공사는 16일 PCA컨소시엄과의 대투 매각협상이 합의에 도달하지 못해 협상을 종료했으며 하나은행컨소시엄과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정태 예보 정리기획부장은 “국제관례 상 협상 종료 이유 등 구체적인 협상 내용은 밝힐 수 없다”며 “다만 추가 실사과정에서의 문제나 노조의반발 때문은 아니며 협상과정에서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금융권에서는 양측이 후순위채권 등 대투의 잠재 부실자산에 대한 사후 손실보전 문제와 관련,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사 결과 대투의 잠재 부실자산이 발견돼 PCA컨소시엄측이 포괄적 사후 손실보전을 요구한 반면 정부가 이를 거절했을 가능성이높다는 것이다.
PCA와 서울증권, 올림푸스 캐피탈 등 컨소시엄 참여업체간 이견이 발생했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하나은행 컨소시엄과 정부의 협상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 컨소시엄 역시 입찰 당시부터 사후 손실보전 보장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김승유 하나은행장은 이날 “당초 제시한 조건을 정부가 수용해야만 본격적인 실사작업에 착수할 수 있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금감원에 자산운용업 겸업 인가 신청서를 내고 독자적인 자산 운용업진출을 모색 중이어서 대투 인수를 위해 쉽사리 조건을 철회할 가능성도 낮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협상이 진행된다 하더라도 매각 가격 하락이 우려되고 추가 실사 등으로 인한 일정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예보측은 “추가 실사와 매각 협상을 동시에 진행해 9월말이나 10월초 협상을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투와 함께 매각작업이 진행중인 한국투자증권과 LG투자증권은 우선협상대상자인 동원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가 실사를 진행 중이거나 끝마친 상태.
동원지주 관계자는 “한투는 부실자산을 대거 상각하고 공적자금을 더 받았기 때문에 대투와는 형편이 다르다”며 “대투 매각 협상 결렬로 인한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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