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야, 고맙다.”10년만의 폭염으로 유통 업계가 즐거운 비명이다. 에어컨과 선풍기, 맥주등이 불티나게 팔리면서 매출이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무더위를 계기로 유통 업계가 긴 불황의 터널에서 빠져 나올 수 있을 지도 관심거리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장마가 끝난 지난달 20일 이후 계속된 폭염으로 주요백화점과 할인점의 최근 20여일간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0~40% 급증했다. 신세계백화점은 7월20~8월12일 전국 7개 점포의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16.6% 늘어났다. 특히 4월 확장해 문을 연 강남점의 매출 증가율은 무려 40.2%에 달했다.
현대백화점 역시 같은 기간 전국 13개 기존 점포의 매출이 15% 증가했다.압구정 본점의 매출 신장률은 20%나 됐다. 상품별로는 에어컨 매출이 350% 증가했고 양산 300%, 선글라스는 40%, 가전 18%, 잡화 16%, 샌들 50%, 명품 10% 등의 신장률을 나타냈다.
롯데백화점도 전국 20개 기존 점포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9.3% 늘어났다.
무더위 덕을 본 것은 할인점도 마찬가지. 이마트의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10.2%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에어컨의 신장률이 72.2%로 가장 높았고 닭고기 44.6%, 내의 28.1%, 란제리 23.5%, 맥주 18.2% 등의 순이었다. 삼성테스코 홈플러스도 매출이 10.5% 늘었고 롯데마트는 7.7%의 매출 증가세를 나타냈다. 대부분의 할인점이 선풍기 물량이 바닥나 고객들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물량을 공급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편의점인 LG25도 폭염 기간 34만병이 팔린 페트병 맥주와 90만병이 팔린 비타500의 매출 신장세에 힘입어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8% 증가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7월20일부터 8월12일까지의 평균 기온이 섭씨28.4도였던 반면 올해 같은 기간은 32.4도로 4도나 높았던 점이 유통업계 여름 특수의 가장 큰 요인”이라며 “그러나 이러한 매출 신장세가 불황을 벗어나는 계기가 될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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