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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살면서]그들도 꿈을 가진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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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살면서]그들도 꿈을 가진 사람들

입력
2004.08.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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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국적을 묻는 한국 사람들에게 “네팔에서 왔어요”라고 하면 맨 먼저 묻는 질문이 “어느 공장에서 일해요? 돈 얼마나 벌었어요?”이다. 이처럼 한국 사람들의 네팔인에 대한 인식은 무엇보다도 ‘노동자’라는 게 강하다. 그리고 실제로 대부분의 네팔인은 한국에서 노동자로 살아가고 있다.한국에 처음 왔을 때 이런 인식은 나에게 충격적이었고 실제로 너무나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내 친구들의 모습 또한 충격적이었다. 의사, 교수, 선생님, 연예인, 국가대표 운동선수들이 명예로운 생활을 팽개치고 조국을 떠나 한국에서 핍박받는 노동자로 살아가는 모습을 처음에는 이해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네팔 친구들과 진솔한 대화를 나누면서 그들을 이해할 수 있었다. 네팔에서는 아무리 좋은 직업을 가지고 있어도 그만큼 질 높은 생활을 누릴 수 없고, 자식 교육을 위해 직종에 구애받지 않고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일을 하려 해도 이를 허용하지 않는 사회 분위기 때문에 가족을 남겨두고 떠나올 수밖에 없었다.

그들에게 한국이라는 땅은 땀의 대가를 치러야 하지만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의 땅이다. 마치 농부가 따가운 햇볕 속에서 가을의 결실을 위해 곡식을 심는 것처럼 네팔 노동자들은 온갖 서러움 속에서도 고국에 돌아가 큰 기업을 만들겠다는 꿈을 먹고 살아간다.

능력을 키워서 돌아간 노동자들 가운데 실제로 큰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도 있지만 실패의 쓴 맛을 보고 다시 엄청난 돈을 들여 한국으로 돌아오는 사람도 있다.

이런 네팔인들의 모습은 방식은 다르지만 한국에서, 세계 속에서 살아가는 다른 사람들의 모습과 전혀 다르지 않다. 대학을 다니는 나에게는 4학년인 한국 친구도 많은데 “힘든 현실 속에서 어떻게 꿈을 이룰 것인가”가 그들의 가장 큰 고민이다. 취업난이 심하지만 사회 속으로 뛰어들 준비를 열심히 하고 있다.

네팔의 노동자이건 한국의 젊은이이건 모두 꿈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현실은 힘들지만 꿈을 이루기 위해 그들 모두 혹독한 현실을 이겨낼 각오를 하고 있다.

현재 네팔의 정치와 경제구조를 변화시키려는 네팔 국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ㆍ일본ㆍ미국ㆍ유럽 등에서 정치ㆍ경제ㆍ문화ㆍ기술을 보고 배워 온 네팔인들의 힘이 더해져 네팔이 사회ㆍ경제적으로 발전하여 네팔인들이 더 이상 노동자가 아닌 당당한 한 기업의 대표로서 한국인과 만나게 되리라는 나의 꿈도 차츰차츰 자라나고 있다.

검비르만 쉬레스(네팔인)/동국대 유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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