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성 위기론에서 경제 살리기로 방향을 튼 한나라당이 각론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득실논쟁이 끊이지 않았던 정체성 공방과 달리 '경제 살리기 올인 선언'이후 당 안팎의 반응이 괜찮은 만큼 후속타를 잘 만들어 점수를 따겠다는 의욕에서다.한나라당은 15일 민노당, 민주당 ,자민련 등 야4당이 함께하는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국민대토론회'를 19일에 개최한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우리당의 참여거부를 빗대 "민생은 팽개친 채 과거사에 연연해 하는 대통령만큼이나 경제현실에 눈을 감은 여당"이라며 꼬집었다. 한나라당은 4인4색인 야4당을 경제 살리기라는 주제아래 묶어냄으로써 이슈화에 성공한 것은 물론 여당과의 차별화도 이뤘다고 자평한다.
한나라당은 우리당에도 경제 살리기를 논의하기 위한 국회내 특위설치, 정책위의장단 협의체 구성 등을 제안키로 했다. 유승민 당 제3정조위원장은 "경제에는 정략, 당리당략이 있을 수 없다"며 "여권이 제대로 된 정책을 빨리 펴도록 적극 도와줄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 당리당략을 떠나 여권을 돕는다는 말이지만 경제 살리기 행보의 주도권을 계속 쥐겠다는 속내가 엿보인다. 물론 한나라당은 연·기금 주식투자확대, 제2차 추경예산편성 등 여권이 추진중인 경제정책에는 여전히 고개를 젓는다. 반짝 효과를 노린 정부의 편법정책이라는 것이다. 대신 유류세 10%인하 요구 등을 수용하라고 압박했다.
한나라당은 경제 살리기 노선을 박근혜 대표가 전면에서 이끌도록 모양새를 만들었다. 과거사 공방 등 여야간 정쟁이 뜨거워지자 재빨리 박 대표를 비켜 세웠던 것과 대비된다. 박 대표는 민생점검회의를 정례화하는 한편 금주부터 민생현장을 찾는다.
/이동국기자 eas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