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네덜란드의 해변 휴양도시 잔부르트. 해마다 8월이 돌아오면 포뮬러3(F3) 가운데서도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말보로 마스터스 대회’를 보려는 인파로 북적이는 곳이다. 앞이 뾰족하고 커다란 바퀴가 차체밖으로 튀어 나온 차량(머신)들이 출전하는 F3 대회는 F1, F3000 등과 함께 세계 3대 포뮬러 스포츠 가운데 하나다.경기장에 들어서자 익숙한 브랜드가 눈에 띈다. 순위와 기록을 알려주는 대형 보드판을 포함, 관중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미디어에 자주 노출되는 곳에는 어김없이 이 대회의 공식타이어인 금호타이어의 회사 로고와 초고성능(UHP) 타이어 브랜드 ‘엑스타’(ECSTA)가 선명하게 자리잡고 있다.
한국에서는 대중적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지만 F3는 연인원 20억명이 시청하는 초대형 스포츠 행사. 금호타이어는 2002년 세계적인 타이어업체인 일본의 브릿지스톤을 제치고 이 대회 공식타이어로 지정돼 대회에 참가하는모든 차량에 레이싱 타이어 ‘엑스타’를 유상 공급하고 있다.
금호타이어가 모터스포츠 마케팅에 애정을 쏟고 있는 것은 대회 타이어 공급을 통해 기술력과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등도 확대할 수 있기 때문.
급격한 코너링과 시속 240㎞를 넘나드는 고속 질주 등 타이어의 ‘극한’을 시험하는 무대인 F3 대회의 공식타이어는 최첨단 품질과 기술력을 인정받아야 한다. 따라서 이를 위한 끊임없는 테스트와 시행착오를 통해 축적된 기술적 데이터가 초고성능(UHP) 타이어 개발의 초석이 됐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실제 금호타이어의 투자는 판매 증가세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2년간 유럽시장에서 UHP타이어 판매량은 30%나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미국의 타이어전문지 ‘타이어 비즈니스’ 의 타이어 업체 순위에서 세계 9위에 올랐다. 금호타이어의 엑스타 STX 26인치 타이어는 개당 1,099달러(약 135만원)에 판매될 정도다.
오세철 사장은 “F3에 타이어를 공급하는 것은 제품과 기업의 인지도를 높여 매출을 확대하는 한편 기술력을 확보하고 직접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되기 때문”이라며 “성장을 위한 엔진은 고품질 기술개발 뿐”이라고 말했다.
오 사장은 “2007년에는 한 단계 높은 대회인 F1용 제품도 개발, 공식타이어 지정을 신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 사장은 또 “연간 530만개의 타이어를 생산하는 중국 난징 공장의 생산능력을 올해 안에 1,000만개, 내년초 1,260만개로 늘릴 계획이며 톈진 등에 제2공장 설립도 검토중”이라며“폴크스바겐 외에 유럽의 유수 완성차 업체와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으로 타이어를 공급하는 협상을 진행중”이라고 덧붙였다.
잔부르트(네덜란드)=박재덕기자stou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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