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잠 설치고 눈 비비며 접속을 시도했는데 에러표시만 나오니, 너무하네요.""열차표 예매가 로또보다 더 힘들어요. 철도청은 뭐 하는 곳 인지…."철도청이 올해 처음 실시한 추석(9월28일)연휴 열차표의 인터넷 예매가 끝난 13일에도 예매에 끝내 실패한 네티즌의 불만과 항의가 끊이지 않았다. 철도청 홈페이지에는 이용자 폭주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시스템상의 미숙과 준비부족을 질타하는 소리가 쏟아졌다.
철도청은 그 동안 창구에서만 실시하던 귀성 열차표 예매를 올해에는 지난 10∼12일 노선별로 실시하면서 203만 좌석 가운데 60%를 인터넷을 통해 예매했다. 표를 사기 위해 예매 전날부터 밤샘하며 창구 앞에서 줄을 서던 귀성객들의 불편을 덜어주기 위해서였다.
이를 위해 철도청은 통신회사로부터 회선을 임대하고 예약서버를 추가 도입해 용량을 확충, 순간최대 접속인원을 2만5,000명에서 14만명까지 늘렸다. 그러나 "고향을 가겠다"는 네티즌들의 욕구를 수용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경부선의 경우 12일 예매시간(오전 6시∼7시50분)에 320만명이 접속을 시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약개시 시각인 오전 6시부터 5분 동안은 무려 28만명이 동시 접속을 시도해 예약기능이 마비될 지경이었다. 고객들이 선호하는 추석 1,2일전 하행선 표는 57만석 가운데 20만석에 불과해 상당수가 예약이 불가능했다. 이 같은 상황은 11일 호남선과 전라선 예매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이용자들은 예약프로그램에 접근조차 못한 채 시간만 허비했다.
네티즌 두명국씨는 "접속자의 80∼90%가 예약을 못하고 2시간 넘게 시간만 낭비했다"며 "접속자를 100만명으로 산정해도 줄잡아 170만시간(194년)이 허공에 날아간 셈"이라고 철도청을 성토하기도 했다.
철도청 유홍천 승차권전산팀장은 "예약시스템 용량을 크게 늘렸지만 폭주하는 접속자를 소화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며 "용량 증설과 함께 특정기간 예매보다는 항공기처럼 상시예매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대전=허택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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