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살인 용의자 유영철(34·사진)이 검찰에서 "피해자들의 간을 4차례 먹었다"고 진술한 사실이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이동호 부장검사)는 13일 중간수사결과 발표에서 "유씨가 '정신을 맑게 해주고 몸이 좋아질 것 같아 인육 일부를 먹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유씨는 또 "잡히지만 않았다면 100명이라도 계속 죽였을 것"이라고 말하는 등 전형적인 반사회적 '성격장애' 징후를 보였다고 검찰은 전했다. 검찰은 그러나 유씨의 인육 관련 진술을 입증할 증거는 확보하지 못했다.
검찰은 유씨가 2000년 교도소 수감 당시 부산·경남 지역 부유층 9명을 잔혹하게 살해한 '정두영 사건'이 잡지에 상세히 보도된 것을 보고 범행을 착안했으며, 실제 개를 상대로 살인 연습을 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유씨가 망치 하나만을 범행 도구로 사용한 것도 정씨가 현장에 있는 도구들을 마구잡이로 사용해 꼬리가 잡힌 점을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은 결과라는 것.
검찰은 자체수사와 전문가 면담을 통해 유씨가 어린시절을 보낸 집 앞에 교회가 있었고 그 옆에 있던 '정원이 있는 부유한 집'을 동경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유씨가 범행 대상으로 택한 부유층 노인들의 집이 대부분 교회 근처 정원이 딸린 주택이었다는 점이 우연이 아니라고 검찰은 설명했다.
유씨는 지난해 12월부터 몇 달 간 교제해온 김모씨가 자신을 무시하자 죽이려고 마음 먹었으나, 자신의 소행임이 금방 드러날 것이 두려워 비슷한 처지의 다른 여성들을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김씨도 검찰에서 "유씨로부터 살해위협을 느꼈으며, 유씨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휴대폰 번호를 바꾸고 두 번 이사를 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유씨를 노인과 여성 등 21명을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한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압수한 유씨 물품에서 피해자 21명의 것이 아닌 제3의 유전자형 2개를 발견, 추가 범행과의 관련성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발찌와 자전거 등 피해자가 확인되지 않은 증거물, 휴대폰 사용내역 등에서 드러난 유씨의 행적 등으로 볼 때 "추가로 5명을 더 살해했다"는 유씨의 진술이 설득력이 있다고 보고 여죄를 계속 수사키로 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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