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들이 고유가를 이유로 판매마진을 대폭 확대한 것으로 드러났다. 13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7월 전국 주유소 휘발유 판매 마진은 ㏄당 85.82원으로 지난해 평균 60.60원에 비해 41.6%(25.22원) 급증했다.주유소 휘발유 판매 마진은 1월 53.39원에서 2월 60.06원으로 올랐고, 5월에는 60.43원에 머물렀으나 6월에 73.35원으로 늘어난 데 이어 7월에는 85.82원으로 급증, 국제 유가가 오를수록 덩달아 뛰어 올랐다.
경유 판매 마진도 지난해 ㏄당 22.85원 수준이었으나 올해 6월에는 43.27원으로, 7월에는 30.43원으로 크게 늘었다. 정유사에서 석유제품을 받아 일선 주유소에 공급하는 대리점의 휘발유 판매 마진도 지난해 ㏄당 평균 2.54원에 불과했으나 올 6월 3.18원에 이어 7월 4.31원으로 58.9%나 늘었다. 브랜드별로는 에쓰오일의 주유소 휘발유 판매 마진은 107.57원으로 가장 많았고 현대오일뱅크 등 다른 브랜드 주유소들은 89.82∼72.69원에 달했다.
정유사들도 정제 마진의 증가로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면서 성과급 파티를 벌여 서민 고통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정유사들은 원유 수입 가격의 결정 시기가 선적 시점인 1개월 전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보통 계약이 3개월 전에 이뤄지기 때문에 미리 원유를 확보해 놓고도 석유제품 가격 조정 시 최근의 국제원유가격을 반영해, 정제마진을 올리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정제마진의 상승과 석유화학 부문 호조 등으로 주요 정유사들은 올 상반기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리면서 풍성한 성과급까지 챙겼다.
SK(주)는 올 상반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63%나 급증한 7,235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하면서 전사원에게 250%의 특별 성과급을 지급했고 에쓰오일도 지난해보다 106.5% 늘어난 3,664억원의 순이익을 달성, 300%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연간 순이익이 2,000억원을 넘을 경우 영업·관리 담당 직원들에게 1,000%의 성과급을 지급키로 했다.
정유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85%에 달한다"며 "최근 유가상승분을 모두 제품 가격에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데다 정제마진은 원유 원가가 제조원가를 뺀 일부에 불과해 실제 정제마진은 그리 많지 않다"고 해명했다.
/황양준기자 naig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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