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주씨에게 금메달을 꼭 결혼선물로 전해줄 거예요.”15일 결전을 앞둔 여자 유도 52㎏의 이은희(25ㆍ성동구청)는 내년 4월 결혼을 앞둔 예비 신부.
매일 선수촌 인근의 데켈리아 연습장에서 마지막 담금질을 하는 그는 13일 유도 조추첨 대진표를 받아들고 다시 한번 결의를 다졌다.
부전승으로 32강을 통과했지만 16강에서 지난해 세계선수권 우승자인 숙적 아마릴리스 사본(쿠바)과 맞대결을 펼쳐야 하기 때문. 이은희는 2003 파리오픈 때는 결승에서 사본을 메치고 우승했지만 지난해 코리아오픈 때는 ‘누르기 패’를 당해 사본과의 대결이 금메달 획득의 최대 고비다.
이은희는 부산 아시안 게임때(2002) 나란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피앙세’ 김형주(29)와 아테네올림픽에도 함께 나가 금메달을 따자고 약속했지만 김형주가 대표선발전에서 탈락, 동반출전이 무산됐다.
그러나 김형주는매일 태릉 선수촌에서 신부의 훈련 파트너를 자처하며 외조를 아끼지 않았다. 이은희는 아테네로 떠나오면서 “형주씨 몫까지 대신하겠다”고 다짐했다.
선수촌에서 국제 전화로 통화할 때마다 김형주는 부상 여부, 스트레스 해소 등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방법에 대해 많은 조언을 해준다. 특히 쿠바의 사본에 대해서도 “위축되지 말고 연습한 대로만 해라. 반드시 꺾을 수있다”고 격려한다. 이은희는 “형주씨가 제가 금메달을 빨리 목에 걸고 돌아왔으면 좋겠대요. 아테네 올림픽을 위해 결혼도 미뤄온 만큼 젖먹던 힘까지 다할 생각”이라고 다짐했다. 아네네 올림픽을 끝으로 결혼과 함께 소속팀 성동구청 플레잉코치로 나설 예정인 이은희는“누구보다도 열심히 한 만큼 결과로 말하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박진용 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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