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포스트는 12일 이라크 대량살상무기(WMD) 등 이라크 전쟁과 관련된 그 동안의 보도가 지나치게 미 정부 편향적이었다고 반성했다.이 신문의 미디어 비평 기자인 하워드 커츠는 1면의 장문 기사를 통해 "이라크 전쟁 전 편집진들이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이 WMD를 보유했다는 미 정부의 주장에 회의를 제기하는 것을 꺼렸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당시 기사의 초점은 미 정부가 전쟁으로 향하는 것에 맞춰졌다고 커츠 기자는 지적했다.
이 기사에 따르면 조지 W 부시 정부 주장의 증거에 의문을 제기하는 월터 핀커스 기자의 기사는 편집진들의 반대로 실리지 못하다가 부시 정부의 전쟁 결정 과정을 다룬 책을 준비하고 있던 밥 우드워드 부국장이 거들면서 겨우 A섹션 17면에 실리게 됐다.
이 신문의 국방부 출입기자인 토머스 릭스는 "편집 간부들 사이에 '전쟁으로 향하고 있는데 우리가 굳이 모든 상반된 주장들에 신경 쓸 필요가 있겠느냐'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었다"며 "당시 정부 주장을 담은 기사는 1면에 실렸지만 반박하는 기사는 일요일자 A섹션 18면이나 월요일자 24면에 실렸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 편집인 레너드 다우니 주니어는 "우리는 정부가 뭘 하려는지 알아내는 데 온통 관심이 집중돼 있어 전쟁을 하는 게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주의를 기울이거나 정부의 주장에 의문을 제기하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우드워드 부국장도 이 기사에서 “우리는 할 일을 했지만 충분치 못했기 때문에 더 밀어붙이지 못한 데 대해 반성한다”며 “독자들에게 부시 대통령의 주장의 근거가 불확실하다는 정보가 있다는 점을 알렸어야 했다”고 말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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