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오늘]<1186>히치콕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오늘]<1186>히치콕

입력
2004.08.13 00:00
0 0

1899년 8월13일 영화감독 앨프리드 히치콕이 영국 런던에서 태어났다. 1980년 할리웃에서 졸(卒). 히치콕이라는 이름이 곧장 서스펜스 영화를 가리킬 정도로 그는 이 장르의 대가였다. 런던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한 히치콕이 영화계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미술감독으로서다. 그 뒤 각본을 쓰다가 이내 직접 영화를 연출하게 되었다.히치콕이 연출자로 활약하기 시작한 시점이 유성영화 도입기와 맞물린 것은 그에게 행운이었다. 관객의 불안감을 교묘하게 유도해내는 그의 극적 재능은 누구나 인정하는 바지만, 아무래도 무성영화를 통해서라면 그것이 충분히 발현되지 못했을 테니 말이다. 물론 히치콕 자신은 이런 진단을 부인했을 것이다. 그는 "영화에서 스토리를 전할 때, 대사는 다른 식으로는 불가능할 때에만 사용해야 한다. 나는 항상 스토리를 온전히 영화적 방법으로, 화면과 화면의 연결을 통해 풀어가려 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를 스릴러 영화의 일인자로 만든 '히치콕 터치'의 핵심 가운데 하나는 맥거핀효과다. 맥거핀효과란 작품 줄거리와는 직접적 관련이 없는 사물이나 사건을 짐짓 사건 해결의 실마리라도 되는 양 위장해 관객의 시선을 묶어둠으로써 불안감이나 의혹을 자아내게 하는 속임수다. 그 때 그 위장된 사물이나 사건이 맥거핀이다. 히치콕영화의 불안감은 삐걱거리는 문소리에서가 아니라 이런 맥거핀들에서 나왔다. 맥거핀효과라는 말이 히치콕의 서스펜스영화와 관련해 처음 나오기는 했지만, 실상 이런 기법은 19세기 이래 추리소설가들이 즐겨 사용하던 것이다. '이창(裏窓)'(1954), '사이코'(1960), '새'(1963)를 비롯한 히치콕 영화의 고전들은 세월의 풍화력을 이겨내고 지금까지도 영화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오늘은 서양 사람들이 불길해 하는 13일 금요일. 히치콕의 서스펜스물을 보며 더위를 식혀보자.

고종석/논설위원 aromach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