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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軍 '사드르 끝장내기'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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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軍 '사드르 끝장내기' 나섰다

입력
2004.08.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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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저항세력의 상징적 존재인 시아파 성직자 무크타다 알 사드르가 미군과 이라크군의 총공세로 그야말로 생사기로에 섰다. 시아파의 성지인 나자프의 통제권을 넘겨받고 공격시기를 저울질 해온 미군은 11일 공격을 개시, 사실상 사드르 조직 제거에 나섰다.지난 6월처럼 양측이 한치의 양보 없는 접전 끝에 막판에 휴전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선제공격을 불사한 미군의 기세를 볼 때 타협의 여지는 거의 없어 보인다. 미군은 나자프 공세에 앞서 주민들에게 소개령을 내리고 통금을 강화하는 등 전례없이 치밀한 공격준비를 했다. 사드르의 민병대 메흐디군은 이제 주민들이 떠난 음산한 도시에서 화력 면에서 압도적인 미군의 공격에 맞서고 있다.

반정부 및 반미 노선을 걸어온 사드르는 임시정부나 미군엔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다. 특히 사드르 조직은 시아파의 주요세력 중 하나인 데다 민병대를 보유, 쉽게 정치적으로 통합될 대상이 아니었다. 이야드 알라위 임시정부 총리는 사드르 조직의 기관지 정간을 취소하고 내년 1월의 제헌의회 선거 참가를 독려하는 등 잇달아 유화책을 폈지만, 모두 허사였다.

사드르로서도 정치적 지분이 보장되지 않은 상황에서 민병대를 해체하고 백기투항할 수도 없는 입장이었다. 결국 미군과 알라위 정부는 치안혼란과 분열의 원인을 무력으로 제거키로 결정한 것이다.

미군과 알라위 정부의 사드르 조직 초토화 작전은 시아파 최고지도자 아야툴라 알리 시스타니의 돌연한 출국에서 어느 정도 예상됐다. 지난 6월 시스타니가 돌연 영국 런던으로 떠난 것은 신병치료 목적이 아니라 미군의 나자프 대공세를 앞둔 묵계 때문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내년 1월로 예정된 선거와 새 정부 출범을 앞둔 알라위 정권에겐 이번 공세를 통해 잠재적 정적을 도려내겠다는 속내가 읽혀진다. 정치적 기반이 취약한 알라위 정부는 최근 미국의 이라크 침공계획 입안에 참여했고 이라크 차기 대통령으로 유력시됐던 아흐마드 찰라비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군의 공세에 대한 경계론도 만만찮다. 사드르는 자신이 죽더라도 저항운동을 중단하지 말도록 휘하 군대에 지시했다. 사드르는 나자프에서 패퇴하더라도 최대 지지기반인 바그다드 교외의 인구 200만 명의 사드르시티의 좁은 골목에서 최후의 결전을 결행할 공산이 크다. 이 경우 15일로 예정된 국민회의 등 정치일정은 물론이고 치안마저 흔들려 이라크 사태가 돌이킬 수 없는 내전상황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

/이동준 기자 d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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