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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웰빙 여행-단월드 '명상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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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웰빙 여행-단월드 '명상 여행'

입력
2004.08.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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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먹고 몸매를 잘 가꾸는 것이 건강의 전부인 것처럼 간주되지만 정신의 평안이 없는 삶은 또다른 고행이다. 그래서 한때 깨달음을 얻는 수련으로 단학(丹學)이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뇌호흡, 명상, 단전호흡 등 전통적인 심신수양을 가까이 하기에는 왠지 거리감이 있다. 쉽게 다가설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런 욕구에 맞춰 명상과 여행을 접목한 프로그램들이 생겨나고 있다. 물 좋고 공기 좋은 명소를 구경하면서 심신을 맑게하는 여행이다. 단학 및 뇌호흡 전문교육기관인 단월드가 최근 마련한 2박3일 일정의 명상 여행에 유우석(41)씨 가족이 참가했다. 유씨의 부인과 아들 2명 등 4명이 함께 한 여행을 일기형식으로 정리했다.

첫째날

오후 2시, 충남 천안시 목천읍 지탄리에 자리잡은 국학원에 도착했다. 물놀이나 놀이공원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지루해할 수 있어 걱정도 됐지만, 아빠를 믿고 따라온 녀석들이 고맙다. 국학원은 한민족의 새로운 정체성을 찾기 위한 교육기관으로 올해 6월 설립됐다. 500명을 동시에 숙박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 숙소를 배정받은 뒤 본격적인 교육이 시작됐다.

오후 3시, 기(氣)사진 촬영시간이다. 손바닥에 흐르는 혈류를 찍은 뒤 나타난 색깔을 보고 심신상태를 가늠한다. 사진에 검붉은 색이 많다. 스트레스지수가 높다는 뜻이라고 한다. 다행히 아이들은 심신이 맑은 상태인 파란 색이 주종이다.

오후 4시30분, 자가 심신점검이다. 팔굽혀펴기, 윗몸아래로 구부리기 등을 통해 신체의 균형감과 유연성을 측정했다. 이렇게 몸이 굳어있나 싶은 생각이 든다. 수련을 마치고 나가면 더욱 열심히 운동해야겠다.

오후 7시, 저녁 식사를 마치고 강당에 모였다. 활공시간이다. 가족 사랑 키우기, 혹은 사랑주고받기라는 제목으로 진행된다. 가족 서로에게 경직된 근육과 인대를 주물러 풀어주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내용면에서 마사지나 안마와 비슷하지만 활공을 주는 사람의 정성과 받는 사람의 고마움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먼저 전문강사에게서 30분 가량 활공을 받았다. 상당히 아픈 부위도 많았지만, 시간이 지나자 몸이 한결 개운해진다. 배운 것을 토대로, 집안 일로 힘들어하는 집사람과 아이들에게 활공을 사용했다. 스킨십을 통해 가족간의 사랑을 새삼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오후 9시30분, 야외명상이다. 국학원 뒤 산책로를 맨발로 걸었다. 3보마다 한 호흡을 쉬면서, 지기(地氣)를 느낀다. 피로가 사라지고 머리가 개운해진다.

둘째날

오전 6시 기상. 아침식사 전에 기체조와 단전호흡 시간을 가진 뒤, 본격적인 여행에 나섰다. 아이들은 아침부터 들뜬 모습이다. 가장 먼저 들른 곳은 독립기념관.

고조선 이후 우리 역사를 민족혼의 관점에서 조망하고, 근세에 이뤄진 일제침략 수난사를 통해 민족혼의 소중함을 일깨우기 위해 설립된 곳이다. 한때 엄청난 관심을 받으며 대한민국 국민이면 반드시 봐야 할 필수코스였으나 지금은 의미가 많이 퇴색한 듯해 아쉬웠다.

오후 1시, 점심 식사후 맹씨행단으로 향했다. 천안과 인접한 아산시 배방면 중리에 있다. 고려말, 조선초의 명재상이며 황희정승과 함께 청백리의 표상으로 유명한 맹사성이 살았던 고택이다. 선조들의 청빈한 생활문화와 고택에 가꿔진 무궁화를 보면서 오랜만에 애국이라는 단어를 떠올렸다.

오후 3시, 외암리 민속마을에 도착했다. 우리나라의 많은 민속마을중 아직까지 덜 알려진 탓인지 고풍스런 분위기를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취화선’과 드라마 ‘장길산’을 이 곳에서 찍었다고 한다.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원을 가졌다는 ‘건재고택’에서 한국 정원문화의 진수를 맛보았다.

오후 6시, 외암리 인근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온양온천을 즐겼다. 최근 웰빙목욕으로 뜨고 있는 반신욕에 곁들여 아이들에게 어제 배운 활공을 불어 넣었다. 평소에 아빠에게 잘 오지 않는 큰 놈이 오늘따라 살갑게 안긴다.

오후 9시, 국학원으로 돌아오니 캠프파이어가 마련돼있다. 감자와 옥수수를 구워먹으며 도란도란 이야기하다 보니 어느새 자정을 넘겼다. 마지막날 일정을 위해 잠을 청했다.

셋째날

오전 7시 기상. 공복상태에서 아침명상을 한다. 심신을 다스리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은 뇌를 맑게 하는 것. 뇌호흡을 위해 특별히 제조된 안경을 쓰고 수련에 들어갔다.

1시간 정도의 수련이었는데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이 절로 든다. 첫날 찍었던 기 사진을 다시 찍으니 파란 색이 제법 많이 분포돼있다. 짧은 일정이지만 몸속에 변화가 생기는 것이 느껴진다.

아침 식사 후 국학원 장영주 교육원장으로부터 건강의 기본원리에 대한 마무리 강의를 들었다. 충무공 이순신의 생애를 통해 진정한 효와 충의 의미를 배우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국학원내 전시관을 둘러보는 시간이다. 우리 민족의 상고사에서 현재까지의 역사를 체계적으로 구성하고, 관련자료를 모아놓은 곳이다.

특히 고구려문화기획전시실은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에 대해 쐐기를 박을 수 있는 다양한 자료들이 전시되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건강도 챙기고 무엇보다 가족간의 유대관계를 더욱 돈독히 할 수 있는 알찬 여행이었다.

/국학원(천안)=글ㆍ사진 한창만기자 cmhan@hk.co.kr

■다양한 프로그램

명상수련 교육기관 단월드가 마련한 명상여행프로그램은 다양하다. 충남 천안의 국학원과 충북 영동의 일지명상센터에서 행사가 진행되며, 당일코스에서 1박2일 혹은 2박3일 등 다양한 일정으로 짜여져 있다. 주로 한달에한번 행사가 마련된다.

국학원의 한국선도체험여행은 한민족 고유의 선도문화와 명상체험으로 이뤄지며, 천안, 아산지역의 관광지를 둘러보는 일정으로 진행된다.

2박3일 기준 성인 12만원, 청소년 10만원, 어린이 8만원. 가족이 함께 국학과 선도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당일 프로그램도 있다. 매일 오전 10시 국학원에 개별 도착, 전시관 관람, 영상물 시청, 국학강좌 및 기초 단학수련체험 등으로 구성된다.

1만원(월요일 휴관). (041)620-6751.

영동의 일지명상센터는 명상과 단식여행으로 이미 널리 알려진 곳이다. 단순한 단식의 차원을 뛰어넘어 자연과 하나되는 명상프로그램을 강화, 다른단식원과 차별화에 성공했다. 신선마을 자연체험학교와 하늘마음 명상여행등 2가지의 프로그램이 마련돼있다.

신선마을 자연체험학교는 아름다운 자연속에서 가족과의 교감을 통해 화목한 가족문화를 만들어가는 명상여행 상품. 2박3일 4인가족 기준 30만원. (043)744-7725.

하늘마음 명상여행은 산과 계곡을 찾아 다니며 명상을 체험하는 독특한 프로그램이다. 1인당 30만원. (043)744-7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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