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과 디지털 TV가 불황 속 가전업계의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20일 가까이 이어진 무더위로 에어컨은 재고까지 완전 바닥난 상태. 덕분에 가전 업체들의 에어컨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70∼100% 가까이 늘어났다.
휴가까지 미루고 라인을 24시간 풀 가동하는 것도 모자라 10년 만에 8월 중 에어컨 생산에 들어갔던 LG전자는 7월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60∼70% 늘어난 것으로 집계 했다. 대우일렉트로닉스는 7월 판매량이 전달보다 2배 가까이 치솟자 당초 5일이었던 직원들의 휴가를 이틀로 단축하고 8월말까지 에어컨 라인을 가동키로 했다. 위니아만도는 지난해 재고 물량까지 모두 바닥나 주문을 제한하고 있을 정도다.
디지털 TV도 전송방식 결정에 이어 보급형 제품 판매의 활성화, 올림픽 특수 등 호재가 이어지면서 실속형 모델을 중심으로 판매가 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7월 HD급 평면 브라운관 TV 판매가 전달보다 무려 145% 가량 치솟은 것을 비롯해 벽걸이 TV인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TV는 40%, 프로젝션 TV는 20% 정도 판매량이 늘었다. LG전자도 지난달부터 구입문의가 잇따르면서 실제 판매량도 20∼30% 가량 증가한 것으로 집계했다. 지난달 24일 가격을 내리며 공격적 마케팅에 들어갔던 대우는 29인치 분리형과 32인치 일체형 판매가 150% 이상 늘어났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내수부진의 돌파구가 될 말한 품목을 찾지 못하던 상황에서 에어컨과 디지털 TV가 '가뭄의 단비' 같은 존재가 되고 있다"면서 "하반기에는 디지털 TV 판매를 늘리기 위해 치열한 마케팅 전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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