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용인시 죽전동과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을 잇는 도로공사를 둘러싼 갈등이 뚜렷한 해결책 없이 두 달째 이어지고 있다. 구미동 주민들은 6월10일 토지공사의 연결공사 시도 이후 천막농성, 콘크리트벽 건설 등으로 연결공사를 육탄저지하고 있고, 죽전 주민들도 최근 성남시장을 검찰에 고발, 이웃 주민들간 감정의 골이 깊게 패이고 있다. 9일에는 경기도지사, 성남과 용인시장, 토지공사 사장이 대책회의를 가졌지만 입장차만 확인한 채 회의는 결렬됐다.
'차는 안 돼'팽팽한 주민대치
현재 죽전∼구미동 연결도로(280m)는 접속부분 7m만 남겨둔 채 도로포장, 차선과 이정표 설치 등의 공사가 마무리된 상태. 그러나 죽전∼구미동 접속부분에는 덤프트럭 등 성남시 중장비 4대가 가로막고 있어 행인들만 간신히 지나다니는 정도다.
구미동 13개 아파트단지 1만여명의 주민들은 두달째 '비상경계' 에 들어가 있다. 이들은 이곳에 천막과 컨테이너 사무실, 대형확성기를 설치하고 아파트 단지별로 순번을 정해 24시간 경계를 펴고 있다.
지난달에는 길이 12m 높이 2.4m 두께 2.4m의 콘크리트 벽도 설치, 공사의 원천봉쇄에 나섰다. 주민 권혁길(63)씨는 "교통난의 피해를 몽땅 뒤집어 쓰는데다가 '지역 이기주의'로 매도되기까지 해 정말 억울한 것은 우리"라며 "용인시와 토지공사가 교통난 해소를 위한 실질적인 대안을 내놓지 않으면 도로 연결은 절대 해 줄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잠잠하던 죽전 주민들도 최근 조직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6월30일부터 입주가 시작된 죽전지구(연말까지 1만900세대 입주 예정)에는 현재 2,100여세대가 들어온 상태. 입주자들은 '죽전-구미동 도로개통 새터마을 대책위원회'를 조직, 6일 일반교통방해 혐의로 성남시장 등 시 관계자 3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대책위 안대승(41)총무는 "최근 입주민들이 속속 늘어나면서 도로가 더 막혀 죽전에서 1.2㎞거리인 오리역까지 1시간씩 걸리곤 한다"며 "성남시 관계자에 대한 추가고발은 물론, 도로를 건설하지 않고 입주시킨 토공에 대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대안 없는 대치―해결책은…
경기도는 문제 해결을 위해 광역교통기획단 주재로 수십 차례 회의를 가졌지만 별 소득을 내지 못한 상태다. 성남시와 구미동 주민들은 이 도로 대신 죽전지구에서 금곡동 수서∼분당 고속도로 진입로쪽으로 이어지는 우회도로를 제안했지만 토공과 죽전 주민들이 공기 지연 등의 이유로 이를 거부한 이후 별다른 대안도 나오지 않고 있다.
결국 경기도는 최근 죽전∼구미동 도로를 연결하고 대신 왕복 4차선인 구미동 내부도로를 6차선으로 확장해 교통흐름을 개선하는 안을 건설교통부에 의뢰, 최종 결정을 받아낼 방침이다.
한편 자치단체와는 별개로 양측 주민들은 11일 비공식회의를 열고 문제 해결에 나섰지만 도로 접속의 적법성 문제, 향후 동백지구로 이 도로연결을 허용할지 여부 등을 놓고 심각한 이견만 노출했다.
도 광역교통기획단 관계자는 "이 도로 문제는 양쪽 주민들간의 타협이 관건"이라며 "주민들이 역지사지의 자세로 한발씩 양보한 태도로 타협점을 찾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글·사진=이왕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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