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수출과 투자의 중국 의존도가 심화하고 있어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11일 산업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달 20일까지 국내 기업들의 대중국 수출 규모는 259억1,900만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55.7% 증가했다.
전체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9.3%로 20%에 육박했다. 1998년 9%에 불과했던 대중국 수출 비중은 2000년 10.7%, 2002년 14.6%로 늘어났고 지난해에는 18.1%로 미국(17.6%)을 제치고 제1의 수출 대상국으로 부상했다.
수출이 급증하면서 지난해 대중국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132억100만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전체 무역흑자 149억9,000만 달러의 88%를 차지했다. 투자 역시 크게 늘어나 올해 상반기 대중국 직접 투자는 977건에 8억8,000만 달러였다. 우리나라 전체 해외투자의 43.5%를 차지하고 있다. 대 중국투자는 2001년 11.4%, 2002년 29.2%, 2003년 37%로 계속 높아지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현지 재투자액이 포함된 중국 상무부 통계에서도 이 같은 경향은 뚜렷하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중국 투자는 44억9,000만 달러로 홍콩(177억 달러)을 제외하면 일본(50억5,000만 달러)에 이어 2위였다. 올 상반기에는 35억1,500만달러로 작년 동기 22억7,800만 달러 보다 54%나 늘어나 일본 29억4,700만 달러를 제치고 처음으로 1위에 올라섰다. 대중국 교역 증가는 내수 부진에 빠져 있는 국내 경제의 성장과 고용을 뒷받침해주는 긍정적 역할을 해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해 1∼3분기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2.6% 가운데 1%포인트 정도는 중국과의 상품 교역에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다. 또 같은 기간 59만8,000여명이 대중국 수출로 인한 직간접 효과로 취업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급격한 대중국 투자 증가는 경제성장률 감소와 실업자 확대를 불러올 수 있고 중국 의존도 심화로 중국 발 경제위기가 올 경우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의 송태정 연구원은 "중국 의존도 심화는 지리적 여건에다, 저임금 등 대내외적인 여건에 따라 어쩔 수 없는 측면이 많지만 수출과 투자의 의존 정도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수출 및 투자 대상 다변화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동국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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