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에 대해 잔뜩 예민해져 있는 미국에서는 이제 주요 건물의 사진을 찍는 것도 삼가야 하게 됐다.캄란 아흐타르(36)라는 파키스탄인은 지난 달 30일 노스캐롤라이나주의 60층짜리 뱅크 오브 아메리카 건물을 비디오 카메라로 촬영하다 경찰에 체포됐다. 체포 사유는 유명 고층 건물을 카메라에 담고 있는 아랍인의 행동이 수상하다는 것이다.
아흐타르는 "가족들에게 보여 주기 위해 비디오 테이프를 제작 중이었다"고 밝혔지만 경찰은 그가 단순 관광객인지 테러 조직 관련자인지 결론을 내리지 않고 10일 불법 체류를 이유로 구속했다. 경찰은 "카메라에는 와초비아 뱅크, 뱅크 오브 아메리카 등 미국 내 6개 도시의 고층 건물과 텍사스 댐, 다양한 공중 운송시스템 등을 찍은 화면이 담겨 있어 의심의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 달 21일에는 미국 나이애가라 폭포 인근 레인보우 다리에서 사진을 찍던 자오옌(37)이라는 중국 여성이 미 국토안전부 소속 국경수비대원들에게 폭행을 당해 미·중 외교문제로 비화하기도 했다. 미국 여행 중이던 자오는 "수비대원에게 여권과 비자를 제시했으나 그들은 나에게 최루가스를 뿌리고 벽으로 밀친 후 폭행했다"고 밝혔다.
사건 발생 후 리자오싱 중국 외교부장은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지난 주 기소된 가해자는 "관광객이 검문소로 오라는 요구를 거부한 채 달아나 최루가스를 뿌렸다"고 진술했다.
/최지향기자 mist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