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싱가포르 리셴룽 총리 취임/20년간 후계자 수업-"세습정권" 불식 과제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싱가포르 리셴룽 총리 취임/20년간 후계자 수업-"세습정권" 불식 과제

입력
2004.08.12 00:00
0 0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신임 총리가 12일 취임한다. 싱가포르의 국부(國父)인 리콴유(李光耀) 전 총리의 아들로 1965년 독립 후 세 번째 총리가 되는 리 신임총리가 도시국가 싱가포르를 어떻게 끌고 나갈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준비된 지도자 리 신임총리는 영국 케임브리지대, 미국 하버드대 석사과정을 수석으로 졸업한 수재로 32세 때 이미 준장으로 군을 제대했고, 38세 때 부총리가 되는 등 20여년간 철저한 후계자 수업을 받았다.

취임일도 이벤트 효과를 십분 고려한 인상이다. 리 신임총리가 새 내각을 발표한 9일은 싱가포르 최대의 잔칫날인 독립기념일이었다.

10일에는 싱가포르 정부가 올 2·4분기 국내총생산이 11.9%나 급등해 예상치인 9.1%를 훌쩍 뛰어넘었고 최근 10년간 분기별 최대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싱가포르 경제회복 시점에 고 전 총리가 권력을 넘겼다"고 논평했다. 리 신임총리가 2001년 이후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를 겸임하며 경제정책을 좌우한 만큼, 경제 치적을 내세울 적기를 선택한 셈이다.

아직은 견습 총리 그러나 새 내각 면면에서 보듯 아직 그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린 것은 아니다. 리 전 총리는 서열 2위의 선임장관을 고촉통(吳作東) 전 총리에게 넘겼지만 서열 3위격인 내각고문을 신설해 내각에 머물렀고, 기존 각료도 대부분 유임됐다. 상왕정치 또는 수렴청정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이번 내각은 두 전 총리와 기존 각료들이 리 신임총리의 순항과 제3세대로의 정치권력 이전을 위한 길을 닦는 게 주역할이라는 분석이다. 부총리급 인사 2명은 아예 내년 은퇴가 예정돼 있다. 때문에 싱가포르 언론도 지도부 교체기의 '과도내각'이라고 부른다. 리 전 총리는 11일 "내 역할은 경험을 살린 조언으로 새 내각의 올바른 결정을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망과 과제 리 신임총리의 과제는 싱가포르가 직면한 중국과 인도의 급속한 경제 성장, 낮은 출산율, 통제 체제에 대한 불만 점증 등에 대응, 싱가포르를 새로운 형태의 동남아 허브 국가로 재탄생 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리 신임총리가 자신만의 색깔을 보여주는 것은 이르면 내년 초 치러질 총선 이후 대대적 내각 개편을 거친 뒤가 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 관측이다. 현재의 과도 체제에서는 눈에 띌 만한 정책 변화는 거의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다만 리 신임총리의 7월 대만 방문으로 악화한 중국과의 관계를 푸는 것과 '정권 세습'이라는 외부의 부정적 시각을 우선 불식해야 한다. 고 전총리는 9일 "다른 나라는 정치인들이 집권을 위해 나라를 갈갈이 찢는 분열의 정치지만, 싱가포르는 개인적 권력 추구가 아닌 국가 전체의 이익을 위한 통합의 정치이고 이게 우리에게 최선의 길"이라고 싱가포르의 특수성을 강조했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