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산업생산 증가율이 5개월 연속 완만한 감소세를 보이는 등 중국 경제의 연착륙(안정적 경제성장) 가능성이 한층 힘을 얻고 있다.중국 통계당국은 10일 전년 동기 대비 7월 산업생산 증가율이 지난 6월 16.2%에서 15.5%로 감소, 지난 2월 23% 증가율을 보인 이후 줄곧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특히 30% 이상의 성장을 보였던 자동차 분야의 경우 7월 생산 증가율이 5.4%에 그치는 등 하향세가 두드러졌다. 자동차 수요가 줄자 제너럴모터스(GM) 등 상하이(上海) 소재 합작법인은 일부 생산 라인의 가동을 중지하기도 했다.
지금껏 중국 경제의 과열을 우려했던 경제전문가들은 11일 중국이 거시경제 통제정책을 적절히 구사, 보다 안정적인 전쾌후완(前快後緩)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호평했다. 전쾌후완은 처음은 빠르지만 나중에는 느려진다는 의미.
중국 경제의 하향 안정세는 한국 경제에 치명타를 안길 수 있는 경착륙(경기 급랭) 보다 호재임에는 분명하지만, 중국의 성장률 둔화가 결국 한국의 대중국 수출 축소로 이어질 소지가 있다.
중국 경제의 연착륙 가능성은 올들어 투자 증가세가 둔화하는 상황에서도 소비 증가속도가 빨라지고 수출이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점점 설득력을 얻기 시작했다.
경기과열의 주범으로 꼽혀온 고정자산 투자는 1·4분기 43%에서 2·4분기 26.2% 증가로 둔화세가 뚜렷해졌다. 투자위축의 공백을 메워줄 소비(소매매출)는 올 상반기 10.2% 증가하는 등 완만한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2·4분기 경제성장률도 1·4 분기 9.8%보다 낮은 9.6%를 기록했다.
이처럼 경제 지표들이 잇달아 과열 경기의 진정을 시사하자 중국 지도부는 현재의 기조인 긴축조치의 철저한 이행을 강조하면서 경기 연착륙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물론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완전히 가신 것은 아니다. 원자재 재고누적 문제, 금융권의 중장기 대출 확대, 부동산 경기 하강의 후유증 등은 중국 경제의 진로에 상당부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중국이 연착륙에 성공할 경우 당장 감내해야 할 고통은 줄겠지만, 그렇다고 과도한 투자로 야기된 과잉생산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월가의 중국통인 모건스탠리의 이코노미스트 앤디 시에는 "미국 경제와 상관관계가 높은 중국이 미국의 점진적 금리인상으로 연착륙 기회를 잡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과도한 자산 버블은 여전히 경착륙 가능성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동준기자 d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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