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배두나란 여배우가 너무 좋다. 쑥쑥 발전하는 연기력도 놀랍고, 아직어린 나이인데 이야기가 있는 얼굴로 변해가는 모습도 좋다.홍콩 장만위는 초창기에 온갖 웃기는 영화에서 ‘몸매는 훌륭한데 뭔가 귀엽기만 한 그저 그런 배우’였다. 그런 그녀가 ‘완령옥’과 ‘화양연화’에서 여배우의 변신이 뭔지를 보여주었다.
배우의 변신은 얼굴성형과 몸매가꾸기가 아니라 내면의 아름다움의 표출 혹은 삶을 바라보는 관점에 있다는, 대부분의 여배우들이 인터뷰 때마다 외쳐대지만 실제로 전혀 증명하지 못하는걸 그녀는 직접 보여주었다.
그 놀라운 변신을 배두나가 해줄 것만 같다. 배우로써 핸디캡일수도 있는심하게 큰눈에 이제는 영민함 뿐만 아니라, 인생의 깊이가 스며들기 시작하고 작품선택도 조금씩 신중해지는게 느껴진다.
예쁘게보니까 모든 게 좋아 보이는지 가끔 영화제에서 보여지는 패션감각도 최고인 것 같다. 어설프게 할리우드 배우들을 따라 하는 민망한 오버가아닌 신세대다운 개성있는 당당함이랄까.
그가 연극( ‘썬데이 서울’)을 한다는 소문을 들었을 때 난 ‘역시’를 연발했다. 많은 여배우들이 외모지상주의와 배금주의에 빠져 조금 더 고치고, 조금 더 살 빼고, CF 한편이라도 더 찍으려고 혈안이 되어 있을 때 이어린 여배우는 좀더 공부하고, 고생하고, 그래서 좀더 깊어지려 하고 있는것이다.
연극하는 어머니가 권유했다는 기사를 읽고 보니, 배두나의 매력에는 그녀가 가진 좋은 환경도 큰 역할을 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더욱 그 미래가 기대된다.
좋은 배우는 본인의 의지뿐만 아니라, 주변사람의 의지력도 크게 작용한다. 인기와 돈에 소비되지 않고 오랜 생명을 가진 명배우가 되기 위해서는 주변사람들의 성숙한 사고방식이 요구되고, 그런 의미에서 매니저가 아닌본인의 의지력으로 돈과 관계없는 작품을 선택할 수 있는 배두나는 이미 다른 배우들과 차별되고 있는 것이다.
/이지나 연극연출가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