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전병헌 의원이 "언론이 불황을 위기, 비관론으로 끌고 가는 것은 경기회복을 더디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8일 이병완 청와대 홍보수석의 발언에 대해 "이제는 언론을 탓만 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비판 글을 우리당 내부통신망에 올렸다.초선인 전 의원은 9일 띄운 글에서 "이 수석의 발언은 일부 언론이 정부의 내년도 5% 경제성장 전망에 대해 부정적인 면만 들추는 데 대해 안타까움을 표현한 것이라는 진의를 의심하지는 않는다"며 "그러나 이 수석의 언급은 청와대의 입장으로 둔갑돼 '청와대가 안일한 현실인식을 하고 있다'는 언론의 상투적 공격논리에 근거를 다시 한번 제공했다"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 "언론이 청와대의 주문에 응하여 어느날 갑자기 보도태도를 바꾸리라고 기대하지 않는 한 이제는 언론을 탓하기 전에 신중한 태도가 필요하다"며 "우리당과 정부, 그리고 청와대는 현재의 경제위기에 대해 면밀한 진단을 통해 내용 있는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의원은 특히 "지금 국민의 체감경기는 아주 밑바닥"이라며 "국민정서와 괴리된 (이 수석의) 언사는 현 정권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기본적인 신뢰마저 허무는 여러 요인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 수석의 진의를 이해하는 만큼 그를 비판하려는 것은 아니다"며 "다만 우리가 이제는 언론탓만 하지 말고 좋지 않은 언론환경을 전제로 말과 행동을 해야 한다는 점을 의원들에게 강조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전 의원과 이 수석은 DJ정부 시절 청와대 국정홍보조사비서관을 차례로 맡는 등 청와대에서 함께 일하며 상당한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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