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동포 2세인 최양일(崔洋一·55) 감독이 일본영화감독협회 이사장에 취임했다.일본 영화감독 570여명이 회원인 이 단체의 전무이사를 맡아오던 그는 지난 5일자로 ‘일본 국민감독’으로 불리우는 야마다 요지(山田洋次) 감독의 후임으로 이사장에 선임됐다.
최 이사장은 11일자 요미우리(讀賣)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크고 어려운 일을 맡았다”면서 표현의 자유 보호와 영화감독의 저작권 확립이라는 협회의 양대 과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그는 “일본 영화계가 윤택했던 시대는 나도 알지 못한다”며 “지금 시대에 먹지 못하는 곳에는 재능이 모이지 않는다”고 최근 침체기에 빠진 일본 영화의 부흥을 위한 국가 지원책도 요구해나갈 생각임을 밝혔다.
그러나 “영화제작은 민간의 몫이라는 축은 흔들어서는 안 된다”면서 “국가가 너무 손을 대는 부분은 고쳐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사장의 역할에 대해서는 “나 자신 제작상 어려울 때 협회나 선배 감독의 도움을 여러 번 받았다”면서 “도움 받은 자가 다음 번에 어려운 사람을 돕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달은 어디에 뜨는가’ ‘형무소의 안쪽’ 등 작품으로 일본의 영화상을여럿 수상하며 일본의 최고 감독 반열에 오른 그는 요즘 구상에만 6년의 공을 들인 영화 ‘피와 뼈’ 촬영으로도 바쁘다.
재일동포 2세 작가 양석일(梁石日)씨의 동명소설을 각색한 이 영화는 일본을 대표하는 감독 겸 배우 기타노 다케시(北野武)가 주연을 맡아 올 하반기 일본 영화계의 최고 화제작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도쿄=신윤석특파원 y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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