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중인 삼성 에버랜드 전환사채(CB) 변칙증여 고발사건이 당초 수사팀인 특수2부에서 금융조사부로 재배당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서울중앙지검측은 10일 "신임 이종백 지검장 취임 직후인 지난 6월 금융조사부로 사건이 이관됐다"며 "경제사건인 만큼 전문 부서에 맡긴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이 사건은 1996년 에버랜드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장남 재용씨에게 편법상속을 위해 CB를 저가로 넘겼다며 법학교수들이 고발한 사건으로, 국내 최대 재벌가의 상속과 관련돼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쏠려 있다.
검찰은 31명의 삼성그룹 전현직 임원이 배임혐의로 고발된 지 3년 5개월만인 지난해 12월 공소시효 만료 직전에 허태학 전 에버랜드 사장과 박노빈 전 상무 2명만을 불구속 기소해 현재 1심 재판이 진행중이다. 검찰은 기소 당시 "이 회장과 재용씨는 추가 조사를 거쳐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검찰은 사건 재배당에 대해 "검사장 판단에 따른 일상적 업무조정"이라며 "신임 부장 인사 이전에 결정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검찰의 해명에 의문을 달고 있다.
금융조사부의 전신은 지난해 대선자금 수사의 단초가 됐던 SK사건을 터뜨린 형사9부. 당시 '웬만한 특수부보다 낫다'는 명성까지 얻으며 금융조사부로 문패를 바꿨지만 SK사건 이후 이렇다 할 대형사건을 내놓지 못했다.
이에 비해 신임 남기춘 특수2부장은 대선자금 수사의 핵심인 대검 중수1과장 출신으로 삼성그룹의 속사정을 훤히 꿰고 있는 인물이다. 때문에 무언가 말 못할 배경이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자연스레 나오고 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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