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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부진속 유통주 급등세…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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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부진속 유통주 급등세…왜?

입력
2004.08.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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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한 내수 부진에도 유통주들이 이달 들어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면서 반등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내수 회복 조짐 때문이 아니라 그 동안 다른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컸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계절적 요인으로 2분기보다 3분기 실적이 상대적으로 나을 것이라는 전망도 한몫을 하고 있다.

롯데미도파, 열흘 만에 27% 상승

최근 유통주들의 주가 그래프를 보면 입이 벌어질 정도다. 연초 4만원 안팎이던 현대백화점 주가는 지난달 22일 2만5,700원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급반등, 10일 현재 3만2,000원을 기록하고 있다. 보름 남짓 동안 24% 오른 셈이다. 올 들어 55%나 급락해 지난달 30일 3,570원까지 떨어졌던 롯데미도파도 10일 4,600원으로 마감, 열흘 만에 27%올랐다. 유통대표주인 신세계는 다른 종목과 달리 상대적으로 높은 주가를 유지해 왔는데도 7월 실적 호전으로 이날 5% 올랐다.

LG홈쇼핑과 CJ홈쇼핑도 4일부터 연속 5일 동안 상승했다. 3일 3만5,300원이던 LG홈쇼핑 주가는 2분기 깜짝 실적 발표를 기점으로 강하게 반등하며 일 주일 만에 27% 뛰어올랐다. 3일 2만3,850원으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던 CJ홈쇼핑도 동반 상승, 10일까지 23% 올랐다.

"계절요인, 외부변수 따른 일시적 랠리"

그러나 전문가들은 유통주의 급반등이 본격적인 내수 회복을 알리는 신호로 보기는 힘들다고 지적한다. 메리츠증권 홍성수 연구원은 지난 3일 "아직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여타 증권사들의 우려와 달리 유통주 저점 매수를 강하게 추천하는 보고서를 발표해 주목을 받았지만 이번 반등은 '단기 반등'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홍 연구원은 "소비 환경이 개선되는 조심을 보이고 있으나 속도가 너무 느리다"며 "단지 유통주가 전통적으로 월별 실적 등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매수를 추천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3분기에는 2분기만큼 증시에 큰 충격을 주는 사건이 발생하지 않았고 무더위 등 계절적 요인도 더해져 7월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는 것이다.

LG투자증권 박진 연구원은 "IT경기 악화와 수출 성장세 둔화 등으로 외국인들이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내수주에 관심을 갖게 된 것 같다"며 "6월 산업활동동향에서 소매 지표가 약간 개선된 모습을 보이면서 더 이상 나빠지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상당수 전문가들은 반등의 강도가 8월 중·후반께 약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연구원은 "물가가 올라 6, 7월의 소비 상승세가 8, 9월까지 이어질지 장담하기 어렵다"며 "8월 소매 매출에 대해 부정적인 통계가 나오기 시작하면 조정이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 연구원은 "홈쇼핑주는 그동안 낙폭이 과도했기 때문에 반등이 좀더 이어질 것이고, 신세계도 주가 수준이 한 단계 상승한 뒤에 조정이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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