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이(福井)현 미하마(美浜) 원자력발전소에서 9일 오후 수증기 누출 사고가 일어나 4명이 숨지고 7명이 부상했다. 사고는 미하마 원전 3호기 2차 냉각수 계통의 수증기 파이프가 터지면서 일어났다. 140~150도의 고압 수증기를 순간적으로 들이 마신 직원들은 심폐기능이 정지되거나 심하게 손상됐다.사고가 방사능 오염과 무관한 2차 냉각수 계통에서 일어난 것만도 다행이다. 고압 증기를 다루는 시설이면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는 사고라는 점에서 ‘원전사고’로 못박기 어려운데도 일본 언론은 ‘사상 최악의 원전사고’라는 보도를 주저하지 않았다. 비슷한 사고가 원전의 다른 계통에서 일어났을 수도 있다는 경각심 때문이다.
흔히 원전의 설계ㆍ시공은 거의 100% 안전성을 자랑한다고 한다. 그러나 완벽한 설계와 시공도 원전의 안전성을 보증하진 못한다. 설비를 가동하고점검하는 인간에게 100%의 기계적 확실성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번 사고도 다를 바 없었다. 파열된 탄소강 파이프는 시공 당시 두께가 1㎝였다. 안전관리 규정상 4.7㎜ 이하가 되면 교체해야 하는데 사고 후 1.7㎜밖에 안 되는 곳도 확인됐다. 더욱이 사고 부분은 1976년 12월 원전이가동된 이래 한 번도 초음파검사 등 안전점검을 거치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원전 전체의 노후화에 따른 일제점검을 맡은 하청회사가 사고 부분을포함한 많은 배관이 2년을 버티기 어렵다며 조속한 교체를 권고했다.
그러나 9개월 간이나 방치했고, 14일부터 이뤄질 정밀안전진단을 닷새 앞두고 사고가 났다.안전의식이 남다르다는 일본의 어이없는 사고를 보며국내 원전을 새삼걱정하게 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이번 사고를 거울 삼아 끈임 없는 점검만이 유일한 안전책임을 원전 관계자들이 새삼 깨닫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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