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경제가 '평등주의'라는 정치논리의 덫에 걸려 정체성을 잃고 있다고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 좌승희(사진) 원장이 주장했다.그는 또 사회에 기여한 부자들에 대한 혜택은 당연하며 평등지향 정치가 경제발전의 장애물이라고 말했다.
좌 원장은 10일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열린 국제회의에서 "우리나라는 지금 기본적인 경제원리가 결여된 채 평등주의라는 주술에 걸려 정체성을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한국경제는 소위 평등주의라는 정치논리의 덫에 걸려 있다"며 차별화와 집중이 경제발전의 필수 요건이라고 강조했다.
좌 원장은 "과연 한국의 민주화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바람직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 뒤 "한국적 민주주의는 평등을 추구하는 쪽으로 변해 왔으며 이런 맥락에서 정부 정책이 경제활동의 성과를 획일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의도는 좋지만 내용이 없는 경제정책은 국민을 궁지로 몰아갈 수 있다"며 "한국 경제는 이제 위급한 현실상황에 대해 염려할 때"라고 진단했다.
좌 원장은 "경제발전은 정치·경제 체제 속에 수직적 사다리가 안정되게 놓였을 때 비로소 가능하다"며 "사다리 위쪽에 있는 이들이 사회에 많은 기여를 했으면 더 많은 혜택을 받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다리에서 자신의 위치를 바꿀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소득 불균형이 반드시 나쁘다고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평등주의가 점점 더 부각되는 한국사회에서 일반 대중으로부터 튀는 사람은 의심과 배척의 대상이 된다"며 "그러나 모든 정력을 성장보다 재분배에만 쏟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주장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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