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개막하는 2004 아테네 올림픽을 앞두고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대조적인 마케팅 전략을 구사해 눈길을 끌고 있다.올림픽 공식후원사인 삼성전자가 물량 공세를 펴고 있는 반면, 후원사가 아닌 LG전자는 우회적인 방법으로 각종 홍보를 하는 앰부시(ambush·매복) 마케팅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전면전'이라면, LG전자는 '게릴라전'인 셈이다.
올림픽 기간 동안 조직위원회에 1만4,000여대의 휴대폰을 배포하고 별도의 홍보관을 설치한 삼성전자는 아테네 공항 안에 1.8m짜리 대형 조형물을 비롯해 30여개의 광고판을 설치했다. 공항 카트 1,000여개에도 삼성 로고를 붙였다.
공식후원사가 아닌 LG전자는 조직위의 규제를 피해가며 앰부시 마케팅에 승부를 걸고 있다. LG전자는 세계적 여행가이드북인 '론리 플래닛'(Lonely Planet)과 제휴, 론리 플래닛-아테네 특별판 6만부를 제작해 배포하고 있다.
아테네 관광 정보가 수록된 이 책자에는 LG전자 소개 자료와 제품 광고가 실려 있어 자연스럽게 LG 브랜드 홍보를 하고 있는 셈. LG전자는 또 아테네 주변 페리호와 지하철, 공항 주변 도로에도 광고 홍보판을 설치했고 멕시코 올림픽위원회와 중국 탁구대표팀, 이라크 축구대표팀 등을 후원하고 있다.
'앰부시 마케팅'은 2002년 월드컵 때 SK텔레콤이 '붉은 악마가 되자'(Be The Reds)라는 캠페인으로 공식후원사인 KT를 압도했던 것처럼 상당한 파급효과를 갖고 있는 홍보기법. 그래서 1억 달러 가까운 마케팅 비용을 쏟아 붓고 있는 삼성전자는 LG전자의 행보가 상당히 신경 쓰이는 눈치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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