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전국이 35도를 넘는 무더위를 보인 가운데 안양 과천 수원 안산 등 수도권 남부 지역 7개시에 오존주의보가 발령됐다. 울산에서는 7일부터 3일 연속 오존주의보가 발령됐고 부산과 전남 광양에서도 이 달 들어 오존주의보가 빈번히 내려져 주민들이 고통을 겪어야 했다.올 여름 한반도가 사상 최악의 오존오염 공습을 받고 있다. 경유차량 증가 등에 따른 대기오염 악화에다 무더위까지 이어지면서 예년 40∼50회 정도였던 오존주의보가 올들어 10일까지 벌써 136회나 발령돼 처음으로 연간 100회를 넘었다. 이는 지금까지 오존주의보가 가장 많이 발령됐던 2000년(52회)의 2배가 넘는 수치. 오존주의보는 6월 한 달에만 이미 96회로 월간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으며 7월 28회, 8월 12회가 내려졌다. 환경부는 "고온현상이 지속될 경우 현재의 심각한 오존오염이 9월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6월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됐던 오존주의보는 7, 8월 들어 연일 최고기온을 기록하고 있는 부산 대구 경남 전남 울산 등 남부지방으로 옮겨갔다. 지금까지 경기가 77회로 가장 많았고 전남(15회), 경남(10회), 대구(8회), 서울·울산(6회), 인천(4회), 부산·대전(3회) 등이 뒤를 이었다.
국립환경연구원은 "대기오염물질이 과도한 상태에서 풍속이 약하고 습도가 낮아지며 고온 현상이 계속되면 오존이 생성되는 광화학반응이 활발해지는데 최근 기상조건이 여기에 근접해 있다"고 분석했다. 오존은 자동차 배기가스와 공장 등에서 나오는 질소산화물 및 휘발성유기화합물(VOC)이 태양의 자외선을 받아 생성된다.
오존 대공습 때문에 눈과 목이 따끔거리는 증상을 호소하는 도시지역 주민들이 늘고 있다. 전북대 이용철 교수는 "오존 농도가 높아지면 눈과 호흡기가 따갑고 두통이나 기침 등의 증세를 보이게 된다"며 "특히 천식 등 호흡기환자에게는 오존오염이 치명적"이라고 말했다. 환경부는 오존주의보가 발령되면 노약자·어린이·호흡기환자나 심장질환자는 실외 활동을 삼가고 자동차 운행과 소각장 가동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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