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은 7월22~23일 10차 미래한미동맹정책구상(FOTA) 회의에서 용산기지 이전 합의서와 연합토지관리계획(LPP) 개정 협정에 합의를 이루었다.산고가 따랐지만 그만큼 성과가 있었으며, 비판적 시각에서 의견을 보내준시민단체의 깊은 관심도 성과 있는 합의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작년 1차 FOTA 회의부터 참여해 온 협상 실무자로서 산고의 소회를 피력해보고자 한다.
한미동맹으로 맺어져 있는 미국은 우리나라의 50년 지기이다. 한미는 어려울 때 서로 도왔고,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을 함께 치렀다. 특히 이번에 한국이 여러 어려운 국내외적 여건에도 불구하고 이라크 추가 파병을 결정한데서 알 수 있듯이, 한미관계는 서로 조금 기분이 상한다고 해서 손쉽게 관계를 정리해 버릴 수 있는 그런 사이가 아니다.
물론 한미관계도 예전에 도움만 받을 때처럼 일방적이지가 않다. 우리는 FOTA 회의에서 국익을 위해 당당하게 대미 협상에 임했으며, 미국도 상호이해와 신뢰의 동맹 정신 하에 우리 입장을 이해하고 진지하게 협상에 임하였다. 그 결과 이번 합의서에서는 어려운 여건이지만 우리의 요구를 대폭 반영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새로운 합의서는 1990년 합의서와 달리 국회의 비준을 받는 정식 조약 형식으로 체결함으로써 위헌 소지를 완전히 제거하였다. 다음으로 영업손실보상과 청구권 규정 등 90년 합의서의 불합리한 조항을 대폭 개선하였다.또 이전비용을 적절히 통제하고 합리적인 수준으로 제한할 수 있는 장치를마련했다는 점도 중요한 성과 중 하나다.
양국은LPP 개정 협정에도 합의를 이뤄 현재 총 7,300여만 평의 주한미군 공여지는 미2사단 재배치 및 LPP가 종료되면 2,500여만 평으로 대폭 축소조정될 전망이다. 1년 반을 끌어 왔던 용산기지 이전 협상이 타결됨으로써용산기지는 2008년까지 평택 지역으로 완전히 이전하게 됐다.
이번 협상타결은 한미동맹 관계의 발전 과정에서 새로운 이정표로 기록될수 있을 것이다. 한미관계는 분명 중대한 변화의 길목에 서 있다.
다만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인 미국과의 확고한 동맹관계는 앞으로 상당 기간 우리의 총체적 국익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은 누구도 부정하기 어려울 것이다. 불확실한 미래를 위해 현재 가지고 있는 확실한 자산을 포기하는 우를 범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장삼열 국방부 대미정책과장 대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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