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올 가을 내한하는 뉴욕필의 연주회 일정을 보다가 잠시 머리를 갸우뚱했다. 로린 마젤이 지휘하는 이 공연은 서울의 세종문화회관(10월 14일)과 예술의전당(10월 15, 17일), 대전 문화예술의전당(10월 18일)에서 모두 4회가 잡혀있는데, 모양새가 좀 이상하다. 공연 주최자가 셋이나 되는 데다 협연자와 연주곡, 입장권 가격이 다 달라 헷갈리기 때문이다.세종문화회관 공연은 세종문화회관과 SBS, 중앙일보가 주최하고 백건우(피아노)가 협연한다. 프로그램은 모두 프로코피에프의 곡으로 짰다. 예술의전당 공연은 금호문화재단과 MBC, 조선일보가 공동주최하고 음악영재 이유라(15일, 바이올린)와 손열음(17일, 피아노)이 각각 브루흐의 바이올린협주곡 1번과 리스트의 피아노협주곡 1번을 협연한다.
대전 문화예술의전당이 주최하는 공연의 협연자는 손열음이다. 티켓 값도세종문화회관 공연 25만원~3만원, 예술의전당 공연 19만 9,000원~3만 9,000원으로 다르다. 대전 공연은 아직 예매를 시작하지 않았다. 관객으로서는 어느 날 어디서 누가 무슨 곡을 하는지 잘 살펴서 고르면 그만이겠지만, 어지러워 보인다.
한 단체의 공연이 이렇게 쪼개져서 따로따로 진행되는 건 국내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협연자 선정의 이견으로 그리 됐다고 한다. 세종문화회관은스타를 세우고 싶어했고, 음악영재 지원사업을 해온 금호문화재단은 어린연주자에게 기회를 주고자 했기 때문이다.
결국 홍보와 진행을 따로따로 하고, 전단과 프로그램, 포스터도 각각 3종이 나오게 됐다. 그나마 다행인 것이 주최는 서로 다르지만 뉴욕필과의 계약은 공동으로 해서 경쟁에 따른 개런티 상승 같은 부작용은 없다고 한다. 하지만 함께 하면 좋을 일을 제각각 진행하는 건 분명 시간과 돈, 인력낭비로 보인다.
뉴욕필이 아무리 유명하고 좋은 연주단체라고 해도, 서울에서 3회 공연에 관객이 얼마나 들지도 관심거리다. 국내 클래식음악 시장이 워낙 좁다 보니 2회 이상은 관객동원이 어렵다는 판단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이래저래 어리둥절하고 궁금한 공연이다.
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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