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 하늘에 태극기를 휘날려라.‘김호곤호’가 7일 테살로니키에 입성했다. 11일 저녁(한국시각 12일 오전2시30분) 그리스와의 첫 경기가 열리는 곳이다. 김호곤호의 목표는 사상 첫 올림픽 메달 획득이다.
1948년 런던올림픽 8강 진출 이후 5차례나 8강 문턱에서 주저 앉은 한국은 이번만은 호락호락 물러서지 않겠다는 각오다. 조별리그 통과(8강 진출)를 1차 목표로 세운 김호곤호는 아시아 최강의 전력을 뽐내며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재연할 계획이다.
5회 연속 본선 진출에 성공한 한국은 지난해 1월 김호곤 감독 출범 이후 18승5무5패를 기록했다. 특히 3월3일 중국과의 아시아 최종예선 1차전 승리 이후 11경기 연속 무패(8승3무) 행진 중인 데다 지난달 30일 열린 최종평가전에서 일본을 1-0으로 꺾은 강호 호주를 3-1로 격파, 사기가 하늘을 찌를 듯 하다.
하지만 A조에 속한 한국은 개최국 그리스, 북중미 강호 멕시코, 아프리카 복병 말리와 맞붙게 돼 8강 진출이 녹록치만은 않다. 조 추첨 당시에는 행운의 조 편성이라는 평가가 우세했지만 그리스 성인대표팀이 유로2004에서 우승하는 등 만만치 않은 전력을 보이고 있어 방심은 금물이다.
더욱이 큰 대회 첫 경기에 약한 우리의 징크스에 발목잡힐 우려가 있는데다 그리스전이 올림픽 개막(13일)에 앞서 열리는 한국선수단의 첫 경기로 반드시 승전보를 띄워야 한다는 부담감도 적지 않다.
그러나 김호곤 감독을 비롯한 18명의 태극전사들은 ‘진인사대천명’의 각오로 1년 7개월간 갈고 닦은 기량을 모두 쏟아 부어 후회 없는 승부를 펼칠 예정이다. 한국은 송종국 등 와일드카드의 잇단 도중하차라는 악재에 부딪히기도 했지만 맏형 유상철의 솔선수범 아래 메달 사냥의 꿈을 키우고 있다.
김호곤호는 중앙수비수 유상철을 중심으로 조병국 박용호를 좌우에 거느리는 스리백 수비를 채택하며, 조재진과 최성국을 투톱으로 세우는 3-4-1-2 또는 3-4-3 포메이션을 구사할 예정이다.
‘밀레니엄특급’ 이천수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좌우 미드필더에는 김동진과 최원권이 포진한다. 골문은 거미손 김영광이 지킨다. 김호곤 감독은 “어느 한 팀도 얕볼 수 없지만 국민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메달을 따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아테네=박진용 기자 hub@hk.co.kr
■올림픽 축구 A조 전력분석
●그리스(FIFA랭킹 14위)
개최국 자격으로 본선에 오른 그리스는 3번째 본선 진출. 성인대표팀의 유로2004 우승으로 기세를 높인 그리스는 와일드카드 3명을 포함 전원 국내파로 구성, 탄탄한 조직력이 자랑이다.
역대 본선에서 2패를 기록 중이지만 스트라토스 아포스폴라키스 감독의 지휘 아래 52년 만에 본선에 나서는 그리스는 이탈리아와의 친선경기에서 1-1로 비기는 등 만만치 않은 전력을 보이고 있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는 공격수 요아니스 아마나티디스가 부상으로 출전을 포기했지만, 유로2004 우승 멤버인 디미트리오스 파라도풀로스가 건재하다.
●멕시코(FIFA랭킹 8위)
한국과 올림픽대표팀간 상대전적은 1승3무1패로 백중세이며 본선에서는 한국이 1승1무로 우위에 있다. 멕시코는 북중미 최종예선에서 6회 연속 본선진출을 노리던 미국을 4-0으로 대파하며 1위로 본선에 진출한 북중미의 전통 강호.
통산 9번째 본선진출로 역대 최고성적은 68년 대회의 4위. 리카르도 라볼테 감독이 이끄는 멕시코의 요주의 선수는 마르케스 루고와 디에고 마르티네스로 최종예선 5경기를 치르며 각각 3골을 넣었다.
●말리(FIFA랭킹 46위)
올림픽 본선에 처음 올라온 팀이지만 아프리카 예선 B조에서 시드니올림픽 우승팀 카메룬을 1-0으로 꺾는 파란을 일으키며 극적으로 아테네행 티켓을 따낸 신흥 강호.
일본과의 친선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체이크 우마크 코네 감독이 이끄는 말리는 마마도우 디알로, 드라마네 트라오레에게 기대를 건다. 모모 시소코(발렌시아), 포세니 탕가라(GKㆍ낭트) 등 유럽파 5명이 합류, 복병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99년 세계청소년대회 예선에서 한국에 4-2로 패한 것이 유일한 상대 전적이다.
/아테네=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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