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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공장 설립안 채권단서 통과/하이닉스 생존기반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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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공장 설립안 채권단서 통과/하이닉스 생존기반 마련

입력
2004.08.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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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 반도체가 사운을 걸고 추진해온 중국 현지 공장 설립안이 9일 채권단 협의회에서 최종 통과됐다.이로써 2001년 9월 유동성 위기로 채권단 관리에 들어갔던 하이닉스가 마침내 중·장기적인 생존의 기반을 마련했다. 하지만 하이닉스의 중국 진출에 대해 국내 반도체 업계 일각에서는 첨단 기술 유출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하이닉스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은 이날 199개 채권금융기관을 상대로 하이닉스의 중국 장쑤(江蘇)성 우시(無錫)시 공장 설립안에 대해 서면결의 형식의 표결을 실시한 결과 75%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고 밝혔다.

하이닉스는 18일 우시시 정부 및 중국 현지 금융기관들과 반도체 생산라인 건립에 관한 본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하이닉스는 우선 8인치 웨이퍼 생산라인을 건설한 뒤 첨단 12인치 웨이퍼 생산라인에 대한 투자도 순차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투자 자금은 하이닉스와 유럽의 ST마이크로가 각각 5억 달러씩, 현지 정부와 금융기관이 10억 달러를 투자하는 것으로 돼 있다. 이번 설립 안은 5월 이 안건을 부결시켰던 산업은행 등 주요 채권기관들이 찬성 의견을 보내와 무난히 통과됐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비메모리 매각 대금 처리 방안이 확정되고 최근 4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한데 이어 최대 관심사였던 중국 공장 설립이 가능해지면서 경영 정상화가 급 물살을 타게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동원증권 민후식 연구위원은 "그 동안 최대 걸림돌이었던 투자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자력 생존의 기반이 생겼다"고 중국진출의 의미를 평가했다. 기술을 갖고도 투자 비용이 없어 뛰어들지 못했던 최첨단 12인치 웨이퍼 공정을 시작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하이닉스는 총 20억 달러 규모인 이번 투자에서 5억 달러 정도만 부담하게 돼 최소의 투자로 최대의 효과를 얻게 됐다.

2001년 91억 달러였던 반도체 시장 규모가 2006년에는 184억 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될 만큼 세계 최대의 정보기술(IT)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 시장 공략에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된것도 성과다.

또 미국과 유럽연합(EU)에 이어 일본으로부터 상계관세 공세를 받고 있는 하이닉스로서는 중국 생산기지 확보로 통상 문제를 피해갈 수 있는 계기도 마련했다.

하지만 국내 반도체 업계 일각에서는 반도체 분야에서 한국을 바짝 추격하고 있는 중국에 첨단 반도체 공장이 건립된다는 점에서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반도체 기술이 유출될 경우 자칫 부메랑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다. 이에 대해 하이닉스측은 "중국에 반도체 공장을 짓더라도 제품 생산에 필요한 공정기술을 이전하는 것이지, 핵심 기술인 신제품 설계 능력과 공정개발 능력까지 이전되는 것은 아니다"고 반박하고 있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박진석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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