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의 감기약 파동 감사결과가 나오자 식품의약품안전청은 공황 상태에 빠졌다. 이번 감사는 1998년 식약청이 독립한 이후 복지부가 실시한 첫 감사인데다 '무사 안일' '업무 소홀' '판단 미숙' '졸속 처리' 등 비판의 강도가 상당히 높았기 때문이다.게다가 복지부가 외부에 식약청에 대한 조직진단을 맡기고 식약청의 주요 현안을 직접 챙기겠다고 나서자 자존심이 완전히 무너지는 듯한 분위기다.
심창구 식약청장은 이날 사임을 발표했지만 식약청 직원들은 사실상의 경질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는 "파문이 일어난 직후 사임할 생각이었으나 과장된 감기약의 부작용에 대한 해명, 복지부 감사, 당정협의, 국회 상임위원회 등 빈틈없는 일정으로 적절한 기회를 갖지 못했다"면서 " 파문에 대한 최소한의 마무리는 완료된 셈이라고 보고 사임키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복지부 감사 결과에 대해 "식약청 직원들이 업무를 잘 해 보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생긴 일"이라고 해명했다.
복지부가 이번 파동의 주요 원인으로 관계 공무원들의 업무 태만을 꼽고 있는 만큼 대대적인 인사조치가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송재성 복지부 차관은 "아직 어느 선까지 문책할지 정해진 것은 없으며 업무처리 과정에서의 태만의 정도에 따라 적절한 문책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복지부의 차가운 시선으로 미뤄 차장 이하 실무자에 이르기까지 상당수가 문책을 피할 수는 없을 전망이다.
후임 식약청장을 둘러싸고는 인물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부 내에서는 청장에는 외부 전문가를 기용하되 차장은 복지부 인사로 인선, 식약청에 대한 감시 기능을 대폭 강화하는 방향으로 인사 개편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부의 감사 결과 발표에는 식약청을 전면 개혁하겠다는 의지가 곳곳에서 묻어나고 있어 숱한 여론의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던 식약청의 환골탈태가 기대된다. /남경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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