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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부의 여름나기, 찬물 목욕·찬 음식 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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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부의 여름나기, 찬물 목욕·찬 음식 피하라

입력
2004.08.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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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26주째인 주부 김모(28)씨는 가만히 있어도 등줄기에 땀이 줄줄 흐르는 삼복더위 때문에 태교는 고사하고 평정심을 유지하기도 힘들다.어디 시원한 곳으로 여행이라도 떠나면 좋겠지만 혹시 뱃속의 아기에게 나쁜 영향을 끼칠까 싶어 포기했다. 감기에 걸릴까 봐 에어컨도 마음대로 틀지 못하고, 시원한 청량음료도 마음껏 마시지 못하니 그야말로 고행이 따로 없을 지경이다.

전문의들은 “임신했다고 활동을 지나치게 자제할 필요는 없다”며 “고위험 출산만 아니라면 가벼운 휴가 여행 등 적극적인 활동이 오히려 지루한 임신 기간을 무사히 넘기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 미지근한 물로 샤워하라

임신부의 혈관은 모두 확장돼 있어 보통 사람보다 온도변화에 민감하다. 따라서 차가운 물로 씻거나 온도차가 심하면 감기 등에 걸리기 쉽고 심하면 자궁 수축을 일으켜 조기 유산의 가능성도 높아지므로 실내온도가 외부와 5도 이상 차이가 나지 않도록 주의한다. 선풍기도 계속 쐬면 임신부와 태아가 산소부족을 일으킬 수 있다.

최근에는 이열치열이라며 찜질방 등을 찾는 사람이 많은데 임신부는 삼가는 것이 좋다. 임신 1기(임신 14주까지)에 임신부가 사우나를 찾거나 고열을 앓으면 태아의 뇌 조직이 손상될 가능성이 6배 가량 높아진다는 보고도 있다.

샤워할 때도 찬물보다는 미지근하거나 따뜻한 물로 씻는 것이 좋다. 물이 너무 차가우면 자궁이 수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샤워는 하루에 두 번 정도가 적당하고 시간은 10분을 넘기지 않도록 하며, 욕조에 물을 담글 때에는 전신보다는 하반신만 담그는 반좌욕이 바람직하다. 반좌욕은 하반신의 열기를 상체로 보내는 역할을 해줘 혈액순환을 도와주기 때문이다.

여름철에는 질 내 점액 분비가 많고 습도도 높아 세균이 자라기 쉬워 질염에 걸리기 십상이다. 청결하고 건조하게 하되 자가 진단으로 섣불리 질 세정제를 사용하면 안 된다. 질 세정제는 1일 1~2회 정도가 적당한데 너무 자주 사용하면 오히려 질 내 세균 증식 억제 역할을 하는 질 산성도가 유지되지 않기 때문이다.

■ 물을 충분히 마셔라

임신을 하면 태아에게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기 위해 혈류량이 늘어난다. 땀을 많이 흘려 탈수가 되면 충분한 혈류 공급에 문제가 생기므로 물을 충분히 마시도록 한다. 이온음료를 마시거나 제철에 나는 물 많은 과일을 먹어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너무 찬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찬 음식이나 음료가 직접 태아에게 영향을 주지는 않지만 찬 음식을 많이 먹어 배탈, 설사, 식중독 등이 생기면 유산이나 조산의 간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다.

음식은 특별히 가릴 것이 없지만 참치나 연어 등 커다란 생선은 수은에 오염돼 있다는 보고가 있어 임신부가 많이 먹으면 태아의 신경계 발달에 장애가 올 수도 있다.

■ 가벼운 운동을 하라

운동은 가벼운 차림으로 걷기가 가장 무난하며 한낮을 피해 선선한 늦은 오후나 저녁쯤에 하는 것이 적당하다.

수영도 임신부가 하기 좋은 운동이다. 물의 부력으로 관절의 무리가 없이 전신 운동을 할 수 있고, 출산을 쉽게 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물 속에서 가볍게 걷는 것도 순산에 도움이 된다. 단, 임신 중 모든 운동은 맥박이 분당 140회를 넘지 않도록 한다.

■ 비행기 여행은 임신 32주까지 가능

임신 13주(4개월)~32주(8개월)에는 비행기 여행도 가능하다. 다만 장시간 비행시 이른바 ‘이코노미 증후군’이라고 불리는 하지혈전증이 생길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2시간에 한 번 정도 일어나 걷고, 앉아서도 자주 자세를 바꾸어 다리에 피가 몰리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또 만일의 사고에 대비해 안전벨트는 골반 아래에 매는 것이 좋다.

승용차 여행시 뒷좌석에 앉더라도 안전벨트는 반드시 어깨와 허리를 지나는 3점식 벨트를 매야 안전하다. 허리만 두르는 2점식 안전벨트는 갑자기 정지하거나 사고시 자궁파열 등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여행시에도 혈전증이 생길 위험이 있으므로 2~3시간 마다 차를 세우고 5~10분간 가볍게 산책을 하는 것이 좋다.

<도움말=한양대병원 산부인과 박문일 교수, 삼성서울병원 노정래 강남차병원 장진범 교수>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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