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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채 마술사-샤갈展'/"名畵 볼 기회" 단체로 상경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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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채 마술사-샤갈展'/"名畵 볼 기회" 단체로 상경도

입력
2004.08.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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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갈전은 여러가지 화제를 낳고 있다. 운치가 있는 덕수궁 돌담길 가운데에 위치한 서울시립미술관은 삼복더위에 시민들의 새로운 휴식 및 피서 명소가 됐다.파라솔과 휴식용 의자들이 있는 넓은 미술관앞 뜰과 진기한 나무들이 가득한 정원은 관람을 마친 가족과 연인들이 휴식을 하기에 참 좋다.

미술관 내부는 작품 보존을 위해 24∼25도를 유지해 서늘한 느낌이 들 정도다. 구 대법원 건물의 대리석 전면을 그대로 살리고 내부를 리모델링한 미술관은 기념사진 촬영장소로도 적격이다. 그래서 종일 미술관 안에서 보내는 사람도 있다.

관람객의 면면도 보통의 전시회와는 좀 다르다. 초중고생보다는 가족과 연인 단위가 많다. 한명씩 오는 사람은 거의 없다. 사랑의 기쁨을 표현한 작품 앞에서 어깨를 기대고 감상하는 다정한 연인과 부부들이 눈에 많이 띈다.

여성 관객수가 남성을 압도하는데 한껏 멋을 낸 세련된 차림이거나 파격적 패션의 여성들이 많아 '물 좋은 곳' 이라는 소리도 들린다. 저녁 6시가 넘으면 근처 직장인들이 단체로 오기도 한다. 광주나 대구 등 지방에서 버스를 대절해 상경하는 단체 관람객도 적지 않다.

TV 드라마나 카탈로그 촬영지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KBS2 TV의 수목드라마 '풀하우스'에는 지난 주 송혜교와 선우은숙이 이 전시회를 감상하는 장면이 나갔다.

배용준과 감우성은 미술관 안에서 카탈로그 촬영을 했다. 종종 편안한 차림으로 온 연예인과 유명인사들도 만날 수 있다. 강금실 전 법무장관과 이창동 전 문화장관은 장관직에서 물러나자마자 나란히 전시회를 찾았다.

전시장 3층에는 아트숍도 마련돼 있다. 대도록과 소도록, 샤갈 작품 달력, 아트프린트, 포스터, 샤갈관련 책과 잡지 등이 인기다. 미술관 정원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깔끔한 카페테리아도 있다.

각종 매체에도 샤갈전은 빠짐없이 소개되고 있다. KBS1 TV와 MBC TV는 이례적으로 9시 종합뉴스에서 샤갈전을 보도했으며 KBS1 TV의 '미술관 가는 길', SBS TV의 '금요컬처클럽' 등이 샤갈의 작품세계와 샤갈전을 심층적으로 다루었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 관람객 반응

가로수 그늘이 드리워진, 서울의 도심 덕수궁 돌담길. 8일 오전부터 삼삼오오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시시각각 불어나는 인파는 돌담길 중간께 작은 오르막길까지 이어졌다. '색채의 마술사―샤갈'전이 열리고 있는 서울 중구 서소문동 서울시립미술관. 한여름 무더위도 무색하게 7일에 이어 8일에도 1만명 가까운 관람객이 다녀간 미술관은 색채의 거장 마르크 샤갈(1887∼1985)에 대한 열광으로 가득했다.

미술관 앞마당에 마련된 매표소는 물론이고 미술관 2층 전시실 입구부터 관람객이 길게 줄을 지어 섰다. 방학을 맞아 모처럼 미술전 관람에 나선 학생들, 시원한 미술관에서 휴일을 보내려는 직장인들, 그리고 유모차에 갓난아이를 태우고 나들이를 나선 젊은 부부까지 휴일을 맞아 온가족이 미술관을 찾은 다정한 모습이 눈에 띄었다.

사랑에 만취된 연인이 하늘을 날아가는 행복한 그림 '도시 위에서'로 시작되는 '연인'이라는 테마부터 '상상' '파리' '서커스' '성서이야기' '호메루스의 오디세이' '샤갈과 지중해'라는 주제별로 구성된, 미술관 2,3층 전시실에서 관람객은 분주하게 발길을 옮겼다. 전시작품에 너무 가까이 다가가는 일부 관람객을 향한 진행요원들의 나지막한 부탁도 간간이 들려왔다. 하지만 서로 차례를 지키며 120여점 작품을 하나하나 뜯어보는 눈길은 진지하기만 하다. 샤갈의 노년 사진과 사인으로 장식된 아트숍 벽 앞에는 디지털카메라나 카메라폰을 꺼내들고 기념사진을 찍는 이들로 발디딜 틈이 없다.

샤갈의 작품과 1시간여를 보낸 뒤 관람객은 샤갈에 더욱 깊게 빠져드는 듯했다. 경기 성남에서 왔다는 정숙희(45)씨는 작품 하나하나마다 작가의 혼을 느낄 만큼 깊은 감동을 받았다면서 "그림을 보고나서 내 안의 평화를 되찾았다. 남편 직장의 구조조정과 생활고로 마음이 편치 않았는데 1만원 입장료로 삶의 위안을 얻어 가게 돼 정말 좋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5학년, 2학년 남매에게 그림 하나하나에 대한 감상을 이야기해주던 남의정(39·서울 강남구 개포동)씨는 "'색채의 마술사'라는 수식어가 당연하게 화려한 색채도 인상적이지만 무엇보다 부부, 연인, 고향, 동물 등을 그림에 담았다는 점에서 샤갈이 남녀노소 모두에게 정서적으로 친근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20대의 한 직장인은 "샤갈의 일대기에 걸친 작품을 보고나니 그의 작품 경향이 어둡고 우울하리라는 선입견이 깨졌다. 행복이나 사랑 같은 하나의 주제를 일관되게 유지했다는 점에서 놀랍다"고 평했다.

■ 편하게 감상하려면…

샤갈전은 평일에는(월요일 휴관) 밤 9시까지, 토·일·공휴일에는 밤 8시까지 감상할 수 있다. 개관은 요일과 상관없이 오전 10시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직장인들을 위해 몇해 전부터 평일에는 밤 9시까지 문을 열고 있는데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샤갈전을 편하게 감상하려면 선선한 저녁 시간이 더 좋다.

평일 오전에도 사람들이 붐비지 않는 편이다. 토요일과 일요일은 관람객이 8,000∼9,000명에 달해 입장을 통제할 수도 있다. 표를 산 후 전시장 안에서 줄을 서서 사람들이 좀 빠져 나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표는 폐관 한 시간 전까지 살 수 있다. 성인은 1만원, 청소년(13∼24세)은 8,000원, 어린이(7∼12세)는 6,000원이다. 6세 이하와 65세 이상, 장애인(동반자 1인 포함)은 무료다.

20인 이상 단체는 정상요금에서 1,000원을 할인해 주며, 학교와 회사 교회 등에서 일정 규모 이상 단체 관람을 신청하면 2,000원을 할인해 준다. 유치원이나 유아원생들은 쾌적한 일반인 관람을 보장하기 위해 단체로 관람할 수 없다.

도슨트(해설자)의 그림 설명은 평일에는 오전 11시와 오후 4시에, 주말과 휴일에는 오전 11시에 있다. 그러나 관람객이 너무 많으면 안전을 위해 취소될 수도 있다.

전시안내는 서울시립미술관 (02)2124-8800, 단체관람 문의는 한국일보샤갈전시본부 (02)724-29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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