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첫 승은 내년으로 돌리겠습니다.”8일 열린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1회전 경기에서 국내 유일의 청각장애인 야구팀 충주 성심고 선수들은 창단 후 첫 승을 위해 나섰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성남서고에 1-10, 7회 콜드게임으로 졌지만 이번만은 호락호락하게 물러나지 않겠다는 다짐도 했다.
하지만 1승의 벽은 높았다. 결국 성심고는 충주세광고와의 경기에서 0-10, 7회 콜드게임으로 졌다. 또래보다 한 뼘은 작아보이는 체격과 다른 선수들처럼 ‘1루’, ‘이쪽으로’ 같은 협력 플레이를 위한 고함도 치기 어려운 이들의 조건이 걸림돌이 된 것.
에이스이면서 유일한 3학년 서승덕(19)은 4회 동안 5안타 7실점했다. 올해 서울대와의 친선경기에서 첫 홈런을 쳤던 간판 타자 장왕근도 침묵했다. 이현일이 2회 기록한 좌전 안타가 유일한 안타. 특히 세광고 2회 공격때 선두 타자가 친 우중간 펜스를 맞추는 2루타는 잡을 수도 있었지만 소리를 못 들어 놓친 것 같아 관중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러나 파울플라이나 뜬 공을 잡기 위해 몸을 던지는 이들의 플레이는 무척 진지했다. 경기 전 박상수 감독이 “져도 좋다. 최선을 다하라”고 당부한 말을 이들은 충실히 지켰다.
박감독은 “연습때 기량의 60~70%도 발휘하지 못해 아쉽다. 3학년이 주축이 되는 내년시즌에는 뭔가 보여주겠다 ”고 말했다. 이들은 비록 듣고 말하지도 못하는 경기에서 비록 큰 점수차로 패했지만 선수 모두가 승리자였다.
/김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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