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비서실에는 서울의 명문 대학과 지방대 출신 등이 비교적 고루 포진하고 있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 곁에 있는 보좌진들은 거의 연세대 출신들이어서 'Y대의 힘'이란 말도 나오고 있다. 즉 대통령비서실장과 제1부속실장, 의전비서관, 수행비서 등이 모두 연세대를 졸업했다.김우식(64) 대통령비서실장은 연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 이 대학 총장까지 지냈다. 지난달 초 청와대 대변인에서 제1부속실장으로 자리를 옮긴 윤태영(43)씨도 연세대 경제학과 출신. 대통령의 모든 행사에 배석하는 천호선(42) 의전비서관은 연세대 사회학과 출신이며 수행비서를 맡고있는 문용욱(38) 행정관도 연세대 문헌정보학과를 졸업했다. 2002년 대선후보 경선 때도 노 대통령을 수행했던 문 행정관은 여택수 수행비서가 선거자금 전달 혐의로 구속된 이후 박재신 행정관이 잠시 대행했던 일을 넘겨받았다. 최근 청와대 상근부대변인에 임명된 김만수(40)씨도 연세대 사회학과를 나왔다. 윤 실장, 천 비서관, 김 부대변인, 문 행정관 등은 모두 학생운동권 출신으로 대선 전부터 '노무현 캠프'에서 활동해왔다.
대통령의 오랜 측근은 아니지만 비서실장 직속의 윤후덕(47) 업무조정비서관과 강태영(45) 업무혁신비서관도 연세대 출신이다.
이처럼 대통령 지근 거리에 연세대 출신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어서 여권 일각에서는 "대통령을 만나려면 연세대의 문을 거쳐야 한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학벌 해소를 주장하는 참여정부에서 연세대 인맥이 청와대 요직을 차지하게 된 이유는 대선 전부터 '노무현 캠프'에 연세대 출신들이 상대적으로 많았기 때문. 연세대 출신의 이광재 열린우리당 의원과 고려대 출신의 안희정씨 등이 캠프의 젊은 인맥을 주도했는데 안씨가 구속된 뒤 연세대 인맥의 진출이 두드러졌다. 또 금년 초 김 실장이 취임한 뒤 연세대의 파워가 더욱 가시화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대통령을 오랫동안 보좌해온 인사들 가운데 사람을 찾다 보니 특정 학맥이 많아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특정 학맥이 정보를 독점하는 폐단까지는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학맥의 집중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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