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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美대선/부시 재선길 고용둔화 "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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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美대선/부시 재선길 고용둔화 "역풍"

입력
2004.08.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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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고용지표가 두 달 연속 예상치를 크게 밑돌게 나타나면서 3개월 앞으로 다가온 미 대선의 판도를 가를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올들어 미 경기의 호조세를 나타내는 통계들이 잇달아 발표되면서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존 케리 민주당 후보의 공세를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었다. 공화당 내에서는 케리 후보의 강점으로 꼽히는 경제 문제에서 오히려 부시 대통령이 유리한 입장에서 설 수 있다는 희망 섞인 전망도 이어졌다.

그러나 7월 한 달 21만∼24만개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던 일자리가 막상 3만 2,000개에 불과한 것으로 발표되면서 부시 대통령은 재선을 위한 강력한 무기를 잃어 버릴 가능성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됐다.

워싱턴포스트는 7일 "6일 발표된 실망스러운 고용지표는 부시 선거 팀에 기습적인 악재였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도 "새 지표는 부시 대통령이 그의 감세 정책이 경제 문제의 치유책이 됐다는 증거로 강력한 고용창출 효과를 인용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백악관은 새로운 정책 입안과 기존 정책 고수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졌다. 워싱턴포스트는 "미미한 일자리 창출, 주가하락, 유가 상승으로 백악관은 부시의 재선을 위해 경제적인 정책을 내놓으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대선을 코 앞에 둔 시점에서 새로운 어떤 정책도 불리한 판세를 역전시키려는 절망적인 조치로 보일 수 있다는 게 공화당의 고민이다.

케리 후보는 즉각 공세에 나섰다. 케리 후보는 6일 고용지표 발표 직후 성명을 내고 "부시 대통령은 미국 경제가 모퉁이를 돌았다고 말하고 있지만 반대로 유턴을 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민주당은 6일 부시 정부 들어 일자리가 크게 줄어든 접전 지역에 부시의 경제정책을 비판하는 광고를 내보내는 등 공세의 고삐를 당기고 있다.

이에 대해 부시 진영은 6일 발표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일자리 증가율 둔화가 아니라 실업률 감소 수치라고 방어했다. 노동부는 실업률은 전 달 5.6%보다 0.1% 포인트 하락한 5.5%를 기록, 2001년 10월 이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제조업 일자리가 전월의 순감소에서 순증가로 돌아선 것도 전체적으론 경제가 계속 발전 국면임을 보여준다는 게 부시 진영의 주장이다.

부시 대통령은 6일 뉴햄프셔 유세에서 "오늘 발표된 지수는 미국 경제가 계속 나아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동시에 우리가 할 일이 남아 있음을 상기시키는 것"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향후 변수는 9월과 10월에 발표될 고용지표의 내용이다. 향후 고용지표가 반등할 경우 케리 후보의 공격력을 무디게 할 수 있다. 반대로 더 나빠진 수치가 제시될 경우 부시 대통령의 재선 길은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

퓨리서치센터의 앤드루 코허트 국장은 "선거 이슈로서의 경제는 사라진 것이 아니다"며 "진전의 신호가 없으면 그것은 정말 공화당측을 수세로 모는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케리 안보점수 "쑥쑥"/부시와 격차 좁혀

존 케리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지난달 후보지명 전당대회 이후 안보분야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과의 지지도 격차를 좁힌 것으로 드러났다.

AP통신 여론조사에서 케리가 안보 분야에서 더 잘할 것이라는 답이 43%로 3월보다 8% 포인트 늘었다. 케리는 특히 공화당 성향을 보이는 45세 이하 남자들에게서 안보에 대한 지지도를 높였다.

부시는 52%로 3월보다 6% 포인트 떨어졌다. 전체 지지도에서는 케리 48%, 부시 45%로 접전을 이어갔다.

미국의 시사주간 타임지 최신 여론조사에서는 테러 경고가 유권자들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케리 48%, 부시 43%로 민주당 전당대회 이전(케리 46%, 부시 43%)과 별 변동이 없었다.

/워싱턴 AP=연합

■공화당 "돈없으면 全大 오지마"

30일 뉴욕에서 열리는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는 그야말로 돈잔치로 치러질 전망이다. 주최측은 대회에 참가하려는 지지자들에게 동반 1인까지 평균 4,500달러를 참가비로 부담시킬 예정이다.

그러나 대회 기간 중 열리는 패션쇼, US오픈테니스 대회 같은 수많은 이벤트 중 몇 개만 참가를 신청해도 경비는 1만 달러를 훌쩍 넘어선다. 2000년 대회 때 평균 1,750달러였던 데 비하면 두배 반이 넘는 수치다.

전당대회는 보통 기금 마련에 공이 큰 열혈당원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한 자리였으나 올해는 오히려 이들에게 돈을 뜯어내기 위한 행사로 완전히 바뀌었다.

전당대회에 돈을 쓰기 보다는 그 비용을 지지자들에게 부담시키고 대신 11월 대선을 대비해 자금을 모아둬야겠다는 판단에서다. 정치자금법이 대폭 개정돼 과거 당의 돈줄이었던 소프트머니가 없어진 것도 배경이다.

이러다보니 당원들로부터 볼멘소리도 터져나온다. "대접은 커녕 고작 핫도그 몇 개 주고 수천 달러를 내라고 하다니"하는 불평에서부터 "달리 대안이 없다"며 체념하는 목소리도 있다. 일부 당원들은 배우자 없이 혼자 참가한다든가 호텔방을 같이 쓰는 등 비용을 줄이기 위해 갖가지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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