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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기자의 책 이야기/도전하는 출판인에게 힘을

입력
2004.08.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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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가 격주간으로 내는 출판 기획ㆍ마케팅 전문지 ‘송인소식’이 최근호부터 이름을 ‘기획회의’로 바꿨다. 이번 호에 한기호 소장이 특집으로 쓴 ‘출판 불황,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라는 글 가운데서 8월 폭염에 한줄기 소나기처럼 반가운 대목을 만났다.‘텔레비전과 영화와 다르게 책은 수백 수천만 명의 대중독자를 찾아야 할 필요가 없다. 책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독자들이 찾을 거라는 희망을 가지고, 새로운 생각을 일으키기 위해, 현상유지에 도전하기 위해, 시류를 거슬러갈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이름난 미국출판사 판테온에서 30년 근무하며 편집장까지 지낸 앙드레 쉬프린이 낸 ‘책의 비즈니스’라는 책의 내용 일부다. 쉬프린은 자신의 아버지가 공동창업한 판테온의 출판행태가 바뀐 데 ‘구역질이 나’ 1990년 ‘뉴프레스’라는 독립출판사를 차렸다.

그가 진저리 친 것은 ‘출판사를 소유한 사람들은 지적이고 문화적인 삶에 연관된 직업인으로 자신을 생각하며, 수입도 적당한 선에서 만족할 줄 알았는데, 갈수록 대형화하는 출판업자들은 이제 ‘연예오락 공급자 아니면 전문정보 조달자라는 두 기준 가운데 하나에 딱 맞춰’ 변해버렸다는 점이다.

공교롭게도 ‘기획회의’에 실린 다른 글에서 교양ㆍ실용서를 주로 내는 국내 한 대형출판사 관계자는 ‘과거 독자들이 지적욕구에 따라 책을 구매했다면, 오늘날의 독자들은 삶에 필요한 정보서를 사는 것으로 구매습관을 바꿨다’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민음사나 창비 같이 국내문학이 강한 출판사가 디비전으로 들어오는 것이 목표’라는 말을 쏟아내고 있었다.

불황에 무너지는 출판사들을 어떻게 해보자는 소리가 아니다. 당장은 독자의 얄팍한 기호에 외면당하더라도 참으로 지적이고, 도전정신 넘치는 출판인들이 결국 독자가 찾을 책을 낼 환경을 만들기 위해 정책 당국이나 문화계 전체가 장기 비전을 세워야 할 때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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