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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소녀가장 등 560명 평창서 연합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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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소녀가장 등 560명 평창서 연합캠프

입력
2004.08.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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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다섯 밤이 후딱 지났으면 좋겠어요." 6일 오전 서울 강동구 길동 '함께 사는 사람들 공부방'에서 만난 윤경(10·가명)이 머릿속은 온통 다음주에 떠날 캠프생각뿐이었다. 윤경이에게 이번 캠프는 6년 전 부모의 이혼으로 오빠와 함께 외가에 맡겨진 후 처음 가는 여행이다.

윤경이는 "벌써 공부방 언니에게 수영복까지 빌려 놓았다"면서도 "나랑 오빠랑 모두 캠프에 가면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는 심심해서 어쩌죠"라며 어른 같은 걱정을 했다. 함께 캠프에 가게 될 오빠 윤성(14·가명)이는 "학교에서 수학여행도 가고 수련회도 갔다 왔지만 윤경이와 함께 여행을 가는 것은 처음"이라며 "그동안 모아둔 용돈으로 동생에게 맛있는 것을 많이 사줄 작정"이라고 즐거워했다.

윤경이 남매가 이처럼 애타게 기다리는 것은 11일부터 3박 4일간 강원 국립평창청소년수련원에서 개최되는 전국 무료공부방 연합캠프. 문화관광부가 주최하는 이번 행사에는 전국 40여개 무료공부방의 소년·소녀 가장 및 결손가정 청소년 560여명이 참가한다. 이들은 캠프에서 스포츠클라이밍, 오리엔티어링, 천체관측, 장애체험 등 다양한 문화체험을 통해 우애를 다지게 된다.

이 공부방에서 자원봉사 선생님들에게 영어 수학을 배우고 있는 영미(16·여·가명)는 캠프에 초등학생 동생들을 데려가기 위해 일하던 주유소에 휴가를 냈다. 영미는 "캠프에 참석하는 3박 4일 동안 일에 빠지는 것을 보충하기 위해 야간근무를 하고 있다"며 "3년 전 교통사고로 부모님이 돌아가신 이후 동생들과 여름에 바캉스 한번 가지 못해 늘 미안했는데 잘됐다"고 기뻐했다.

이번 캠프를 기획한 공부방 관계자는 "가장이란 짐을 지고 있는 아이들에게 방학 동안이나마 즐거운 체험을 통해 소중한 추억을 남겨 주자는 취지로 기획한 행사"라며 "아이들이 더불어 사는 삶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신재연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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