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주철현 부장검사)는 5일 공기업인 한국고속철도건설공단(현 한국철도시설공단)과 농협중앙회 간 파생금융상품 거래과정에서 알선료 명목으로 수십억원을 챙긴 혐의(알선수재)로 외국계 은행인 도이치방크 상무 황모씨와 금융컨설팅업체 관계자 A씨에 대해 각각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검찰은 또 황씨에게 파생금융상품과 관련한 내부정보를 제공해 주고 수억원을 받은 혐의(뇌물)로 고속철도건설공단 외환담당 정모 과장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황씨는 고속철도건설공단이 발행한 파생금융상품을 농협이 사들이는 과정에서 농협이 T컨설팅업체에 지급한 알선대가 명목의 자문료 중 43억여원을 나눠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농협이 정상 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파생금융상품을 매입한 뒤 이를 시장가격에 되팔아 차익이 발생하면 이중 50%를 컨설팅회사에 자문료로 넘겼으며, 이 돈은 다시 거래 당사자들에게 분배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편 외자를 도입한 고속철도건설공단은 환율변동에 따른 위험을 줄이기 위해 파생금융상품을 발행했으며, 농협은 2001년 8월∼올해 3월 고속철도건설공단 외에도 Y철강, D제강 등 대기업으로부터 파생금융상품을 사들여 360억원 상당의 이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같은 거래를 불법 알선한 T컨설팅업체 대표 남모씨 등 회사관계자 3명과 이들로부터 편의제공 대가로 5억2,500여만원을 받은 농협중앙회 신모 차장을 알선수재 등 혐의로 이날 구속했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